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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r 07. 2017

알폰스 무하 전

굿애프터눈입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 행복한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평소에 관람하기 힘든 좋은 전시회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전시회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알폰스 무하전>입니다. 이름을 듣고 생소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알폰스 무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하지 않지만 그의 모국인 체코에서는 국민적인 화가이고 낭만주의와 함께 17~19세기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양식 중 하나인 '아르누보'의 창시자이기도 한 전설적인 아티스트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화가 알폰스 무하에 대한 이야기와 <알폰스 무하전>에서 전시된 작품에 대한 감상 나눔, 그외 읽어볼 거리에 대해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할게요.

1. 화가 알폰스 무하(Alfons Mucha)

알폰스 무하는 체코 모리비아에서 태어난 화가입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으며 독실한 신자인 탓에 유년기에는 주로 성화를 그렸습니다. 이후 빈으로 상경해 무대 배경을 그리는 일을 하다 귀향한 후 초상화를 그리며 뮌헨미술원에서 화가로서의 정식 교육을 받게 됩니다.

<사라 베르나르의 광고용 포스터>

그후 파리로 가서 잡지와 광고 삽화를 그리다 유명 배우 사라 베르나르의 연극 광고용 포스터를 만들면서 일약 스타화가로 유명해지게 됩니다.
이후 각종 포스터 등의 작품을 제작했고,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과 교류하며 조각 쪽으로도 화가로서의 영역을 넓혔습니다. 화가로서의 인기가 하도 높아서 쏟아지는 장신구 디자인 주문에 지친 무하는 자신의 장신구 컨셉 디자인 노하우를 담은 책인 <공식 자료집>까지 출판하며 장신구 주문을 줄이려 하였지만 되려 이것이 무하의 명성을 더높여 제작 요청이 쇄도했다고 하네요.

알폰스 무하의 그림 스타일은 이상화된 인물(주로 여성)과 그를 장식하는 상징적인 이미지와 사물로 구성되며, 상업적 용도로 많이 사용되었기에 석판화가 많습니다. 화풍이 취향을 덜 타는 편이라 기복과 편차없이 인기가 좋은 편이며 특히 기호화된 자연물과 인물의 형태는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알폰스 무하의 작품은 일본의 만화 화풍, 특히 미소녀 그림에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현대의 만화가나 일러스트레이터들도 무하의 화풍을 모방하거나 오마주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알폰스 무하가 만든 우표와 그의 작품 '슬라브 서사시'>

화가로서뿐 아니라 애국자로서 체코의 독립에도 열성적이었으며 독립 후 체코의 우표, 화폐 디자인을 손수 제작하기도 하였습니다. 말년에는 민족의 독립을 위해 <슬라브 서사시>라는 작품을 제작하며 독립운동가로서의 면모도 보였지만 나치에 의해 잦은 검문을 당하다 폐렴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2. 알폰스 무하전 후기

알폰스 무하에 대한 소개가 길어져서 많이 지루하셨죠? 이젠 본게임인 <알폰스 무하전> 관람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여섯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알폰스 무하의 초기작품부터 말년작품까지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무하의 인생과 그의 예술적 기조의 변화를 한번에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어요.

가격은 좀 쎈편이에요. 르누아르의 여인전등의 작품이 13,000원인데 비해 아무래도 유화보다는 가볍게 느껴지는 모던그래픽 작품임에도 가격이 15,000원이나 합니다. 티몬등의 소셜커머스 상품을 통해 구입하시거나 문화의 날 행사를 통해 50%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전시회 내부는 촬영이 금지라 아쉽게도 작품하나 찍어올 수 없었습니다.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입구 쪽 전시된 홍보박스를 열심히 찍어 왔습니다. 무하의 작품들은 온라인 매체를 통해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인지 디테일이 살아있는 작품의 근접촬영에는 다소 민감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낭만주의 유화작품에 비해서는 작업 부분에 노하우의 보존이 중요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어요.

작품수는 250점 정도로 상당히 많은 편이고 6개 섹션을 이동하는 동선도 효율적이어서 쾌적하게 관람하였습니다. 저는 아쉽게도 시간을 잘 맞추지 못하여 도슨트는 중간에서부터 들었지만 꼼꼼하게 잘 설명해주셔서 관람하는 보람과 재미가 더 컸던 것 같아요.

특히 앞서 말씀드렸던 <지스몽다> 포스터를 비롯해서 일러스트같은 느낌이 아닌 원본 석판화를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무하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된 1890년대를 보여주는 섹션이 특히 인상적이었고 자본주의 시대의 태동과 함께 브랜드 이미지로서의 소통을 위한 무하의 디자인에 대한 철학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무하의 영향을 받은 한국과 일본의 만화가들이 소개되어 있었어요. 무하 특유의 화려한 장식성과 심미성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된 작풍에 아시아 만화가들이(특히 미소녀물 계통의) 얼마나 큰 덕을 보았는지, 그리고 오늘날 발전한 미소녀 캐릭터의 원조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실히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초상화, 풍경화의 유화풍 작품 전시회에 질리신 분들께 자신있게 추천드려요.

나는 예술을 위한 예술보다 사람을 위한 그림을 만드는 화가가 되기를 원한다.
- 알폰스 무하

* 전시회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전시회'를 검색해보세요.

* 미술관 모임 활동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은 모바일에서 아래 링크 클릭하여 가입해보시기 바랍니다. 
(링크 : http://goo.gl/Wa7Q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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