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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r 07. 2017

훈데르트 바서 전

안녕하세요? 여러분.
소모임입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오랜만에 외국 화가 전시회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오늘 소개해드릴 전시회의 주인공은 오스트리아의 화가이자 건축가로 유명한 '훈베르트 바서'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화가 '훈데르트 바서'에 대한 이야기와 <훈데르트 바서전>에서 전시된 작품에 대한 감상, 그외 읽어볼 거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해볼게요.

1. 화가 훈데르트 바서(Hundert wasser)

훈데르트 바서는 20세기 오스트리아의 예술가로서 건축가이자 화가, 환경운동가입니다. 1928년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그는 불과 한 살의 나이에 아버지를 잃는 불행을 겪습니다. 유대인인 그의 집안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으로 외할머니와 친척 69명이 몰상당하는 아픔을 겪습니다. 훈데르트 바서는 유대인구역인 게토에서 숨어 살다 전후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다 2000년 2월 19일에 선상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합니다. 사후 그의 유언대로 뉴질랜드의 그의 마당인 '행복한 죽음의 정원'의 튤립나무 아래에 묻혔습니다.

훈데르트 바서는 어렸을 때부터 색채와 형태에 대해 남다른 감각을 지니며 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었습니다. 6살에 처음으로 드로잉을 시작하더니 8살 때 빈의 이름높은 예술학교인 '몬테소리학교'에서 "색채와 형태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지닌 학생'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예술적 재능을 드러냅니다.

'색채의 마술사'라 불릴 정도로 색 조합능력이 뛰어났는데 전통적인 색 조합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대담한 색을 사용했습니다. 특유의 색감을 통해 생명의 다양함과 무한함을 표현하고 강렬하고 빛나는 색과 보색을 함께 쓰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훈데르트 바서는 작업실을 따로 두지않고 자신이 머무는 아무 장소에서나 그림을 그렸습니다. 별도의 장비 없이 캔버스나 종이, 나무판, 천조각 등을 펼쳐놓고 그렸는데 하나의 작품에 유화물감, 수채물감, 유성펜, 아크릴, 천조각, 템페라, 오일,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특히 그의 작품을 보면 '나선'을 즐겨 사용하는 것이 보이는데 훈데르트 바서에게 있어서 '나선'은 생명과 죽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시작과 끝이 정해져있지 않고 돌고있는 나선이 곧 인간의 삶이라고 생각한 그는 나선을 이용한 그림을 즐겨 그렸습니다.

훈데르트 바서는 산업과 전쟁에 의해 파괴되는 자연을 보며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자연을 보호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기계문명의 상징인 직선을 배척하고 자연친화적인 곡선을 옹호하고 신체, 생물, 물질의 유지적 순환을 강조하는 그림과 건축물을 많이 남겼습니다.

그가 건축을 시작한 이유는 현대건축물이 사람을 병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가 만든 건축물은 기능주의와 실용주의를 배격하고 건축물에 생명을 집어넣는듯한 인상을 주어 '건축치료사'라는 별명까지 얻게 해주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에 없는 직선을 극도로 혐오하였고 그가 만든 건물들은 곡선을 활용한 친환경 재료(흙, 벽돌, 화강암, 목탄 등)로 만들어졌습니다. 

건축활동과 함께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주장하며 자연보호, 산림운동을 활발히 실천하였습니다. 식물을 이용한 정수시스템을 만들고, 부식토 변기를 만들어 환경보호상을 수상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연주의 철학을 퍼뜨리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2. 훈데르트 바서전 후기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훈데르트 바서전 전시관 앞

훈데르트 바서에 대한 설명이 많이 길었지요? 이제 전시회 후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진행된(첫 번째는 2010년에 있었습니다.) '훈데르트 바서'의 작품전으로 회화 100여점, 건축모형 6점, 태피스트리 5점, 포스터 및 스케치 등 총 150여점의 작품들과 다큐멘터리 사진, 에세이 등의 기록 110여점의 작품이 들어왔습니다.

이번 <훈데르트 바서>전시회는 이전 전시회나 여타 다른 작가들의 전시회보다 유독 눈에 띄는 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교육 프로그램의 강화입니다. 도슨트 회수가 하루에 총 4차례나 있고 어린 관람객들을 위한 '키즈 아카데미'프로그램이 매일 오전 11시에 있습니다. 또 매주 화, 목요일 오후 4시에는 특별 도슨트를 진행하여 재관람자들을 위한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였고 수요일 오후 7시에는 젊은 뮤지션들의 음악회로 듣는 재미도 같이 선보였습니다.

훈데르트 바서가 만들었다고 하는 건물 조형입니다. 마치 레고와 쿠키를 보는듯한 귀엽고 동글동글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이 어린 동심에도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 같아 이번 전시회 컨셉을 어린 친구들도 볼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건물 조형 뿐 아니라 그림들도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이미지들이 많았습니다. 훈데르트 바서의 작품을 보면 '자연친화적=동심자극'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그림을 볼 때도 거부감이나 어려움 없이 한 눈에 확 들어오는 장점이 있더군요. (나중에는 어떤 그림이 내가 이미 본 것인지 안 본것인지 헷갈리기도 했지만요.)

건물조형과 실제 훈데르트 바서가 건설한 건물과의 비교 사진입니다. 건물조형을 보았을 때 처음에는 아기자기한 귀여운 모습에 감동하였지만 두 번째 보았을 때는 조형을 너머 건축으로 승화시킨 거장으로서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직선을 최대한 배제하는 등 기능성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웠을텐데 시공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최선을 다해 구현해낸 훈데르트 바서에 대해 절로 존경심이 들더군요.

건물 그림이나 조형이 대부분인 전시회에서 몇 안되는 풍경화 그림입니다. 자연을 중시여기는 작가답게 그가 그린 그림에는 하늘을 상징하는 하늘색과 숲을 상징하는 연두색, 물을 상징하는 파란색이 자주 보입니다. 딱히 작품 하나하나에 메세지를 넣은 것 같지 않지만 그렇다고 여느 풍경화처럼 풍경 자체만을 그린 것도 아닌,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그림들이 많은데 확실한 것은 그의 그림은 눈앞에 친근히 다가와 오래 머물다 가는, 그리고 기분좋은 여운을 준다는 것입니다.

미술관을 자주 다니다보면 관람료와 시간이라는 본전을 의식하고, 왠지 공부는 아니지만 뭔가 얻어가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생기기 십상인데 '훈데르트 전시회'에서는 그런 부분을 내려놓고 편하게 관람할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 관람했던 전시회 중에서 진심으로 '힐링'을 체험하고 간 전시회였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주가 훈데르트 바서의 작품이 전시되는 마지막 주간인데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전시회인만큼 꼭 관람하셔서 저처럼 치유받는 경험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 전시회 소개는 여기서 마칠게요.

진정한 건축물이란 그 공간속에 이사온 순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 훈데르트 바서

* 전시회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전시회'를 검색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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