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울림 Mar 10. 2017

그리스

지킬앤하이드, 맘마미아보다 더 많이 무대에 오른 15년차 스테디 뮤지컬!

좋은 하루입니다. 여러분.
다들 행복한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뮤지컬 작품 중 가장 신나고 박진감 넘치는 작품을 하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이번에 제가 소개해드릴 공연은 뮤지컬 <그리스>입니다. 작품을 모르시는 분은 <그리스>라는 이름을 들으면 유럽에 있는 역사적인 나라를 떠올리실텐데요. <그리스>는 지중해 연안의 유럽국가의 이름이 아닌 50년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머리기름이라는 의미입니다. 이와 함께 당시 미국 동부의 노동 계층 출신 어린 스트릿 갱들을 가리키는 그리서스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뮤지컬 <그리스>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줄거리, 국내공연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뮤지컬 <그리스>는 세계 4대 뮤지컬만큼의 걸작이라 할만한 요소는 없지만 대중들에게 가장 폭넓게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중 하나입니다. 1972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1980년에 막을 내리기까지 3,388회를 공연했으며 이는 브로드웨이 역대 두번째 최다공연 기록입니다.

1972년 브로드웨이에 초연되어 그해 토니상 5개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완성도에 대해 인정을 받았습니다. 1950년대 미국 청소년 문화를 담아내고 있지만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튼 존이 주연한 동명 영화가 흥행하면서 독보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미국을 넘어 아르헨티나, 덴마크를 포함한 22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공연하였습니다. 

1950년대의 작품이면서 지극히 미국적인 공연이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이유로는 젊은이들의 재기발랄한 사랑과 성장과정을 흥겨운 로클롤 선율과 함께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우와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뮤지컬이라는 포맷의 고유한 장점을 최고로 살린 점 역시 <그리스>가 세대와 나라 불문 인기를 끈 비결입니다. 여기에 관객들의 높은 반응과 호응이 극 속에서 전개되는 위트와 배우들의 연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선순환을 이끌어내는 진풍경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볼게요. 베걍은 이제 막 개학을 맞은 라이델 고등학교의 교정입니다. T-버드 파의 대니와 케니키, 로저와 두디는 리조를 중심으로 한 핑크 레이디 클럽의 여학생들과 가볍기 기 싸움을 하면서 여름 방학의 추억을 이야기합니다.

대니가 지난 여름 해변에서 만난 화끈하고 매혹적인 소녀 샌드에 대해 말하는 사이, 핑크 레이디 클럽의 여학생들은 프렌치에게 순진한 전학생을 소개받습니다. 약간은 불량스러운 핑크 레이디 클럽과는 딴판으로 얌전하고 수줍음 많은 전학생이 바로 대니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라는 걸 알게 된 여학생들은 샌디를 대니 앞으로 데려가고, 대니는 당황한 나머지 샌디를 외면해서 그녀를 실망시킵니다.

핑크 레이디 클럽 멤버들은 샌디를 환영하고 또 위로하기 위해 파자마 파티를 벌이고, 그날 밤 소녀들은 미래에 대한 꿈과 달콤한 사랑에 대한 환상을 이야기하면서 친구가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샌디와 대니의 관계는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엉뚱하게 꼬여가던 중에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댄스 콘테스트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모두의 기대 속에 열린 댄스 콘테스트에서도 대니와 샌디는 화해를 하지 못하고 늘 티격태격하는 연인이었던 리조와 케니키의 사이도 험악해집니다.

한편 미용사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학교를 떠났던 프렌치는 미용 학교 시험에서 낙제를 해서 실망하고, 로큰롤 스타를 꿈꾸는 두디는 그런 프렌치를 위로하기 위해 기타를 치면서 학교로 돌아오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프렌치가 돌아온 후 열린 파티에서 리조가 임신을 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케니키가 사실을 확인하려고 하자 리조는 화를 내고,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집니다. 리조는 케니키와 대화를 하라고 충고하는 샌디에게 화를 내지만 둘은 점차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자기감정에 좀 더 솔직해지자고 다짐합니다.

다음 날,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섹시한 옷차림의 샌디가 핑크 레이디 클럽 멤버들과 함께 대니에게 다가와 당당하게 자신을 어필하고, 대니는 그 모습에 다시 한 번 반합니다. 케니키와 리조도 화해를 하고 좀 더 성숙해진 아이들이 다 함께 노래하고 춤추면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국내 버전의 경우 2003년에 라이센싱 계약을 맺어 새롭게 로컬라이징하였습니다. 초연 당시 원작을 지워버리고 한국 정서에 맞게 대본과 가사를 새로 창작하였고 안무와 연출은 시종일관 분주하고 경쾌한 리듬으로 진행시켜 마치 100m 달리기를 하는듯 스피디하게 전개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재빠른 호흡으로 치고받는 배우들의 톡톡 튀는 대사들은 마치 시트콤을 보는듯한 재미를 주어 뮤지컬 매니아 층의 마음을 잡는데 성공하였습니다. 

2003년 초연을 시작으로 예술의 전당, 국립극장, 충무아트홀 등 국내 주요 극장에서 2,000회 이상 공연되었으며 올해 기준으로 14년차 스테디 공연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2013년 기준 평균 객석점유율 90%이상, 누적관람객 120만명을 돌파하며 거침없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강지환, 이선균, 지현우, 김소현, 오만석, 엄기준, 고영빈, 김산호, 조정석, 주원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배우들이 대니를 중심으로 한 멋진 남자들인 T-bird로 활동하며 큰 인기를 누렸고 '뮤지컬 그리스를 거쳐가지 않은 스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많은 스타들의 발판이 된 작품입니다.

뮤지컬 <그리스>는 거의 매해 공연이 진행되었고 작년에도 특별 갈라쇼를 선보이면 많은 팬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변고가 없다면 올해도 공연이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아직 공연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3~4월 정도에 캐스팅 뉴스와 함께 상반기 내로는 티케팅 일정이 잡히지 않을까 싶네요. 아직 공연을 보지 못하셨던 분은 기다리셨다가 꼭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오늘은 이만 인사드리고 다음에 더 좋은 공연소개와 함께 찾아오도록 할게요.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자신을 내보여라. 그러면 재능이 드러날 것이다.
- 발타자르 그라시안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