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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r 16. 2017

원스

원작영화와 해외의 성공사례가 곧 국내에서의 성공을 의미하진 않는 사례

굿모닝입니다. 여러분.
다들 아침식사 맛있게 드셨나요?

오늘은 오랜만에, 아니 어쩌면 처음일지도 모를 무비컬 공연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제가 소개해드릴 공연은 뮤지컬 <원스>입니다. 작품 이름만 들어도 어떤 영화를 원작으로 했는지 감이 잡히시죠? 다들 한번쯤 들어보셨을 영화인 그 '원스'가 맞습니다.

남녀주인공이 각각 기타와 피아노를 치고 서로의 노래를 연주하는 그 작품, 필름으로 보았던 감동을 무대에서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는 뮤지컬입니다. 오늘은 뮤지컬 <원스>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제작과정과 국내공연 이야기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가져볼게요.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뮤지컬 <원스>는 2007년 한국을 강타했던 아일랜드 영화인 <원스>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입니다. 작품의 특성상 배우가 노래와 악기연주를 동시에 할 줄 알아야 하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인지라 여타 뮤지컬에 비해 훨씬 높은 난이도의 연기가 필요한 작품입니다.

아일랜드 영화가 원작이다보니 당연히 영국에서 뮤지컬이 제작되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들이 많은데 뮤지컬 <원스>가 제작된 곳은 영국이 아닌 미국 브로드웨이입니다. 영화를 감명깊게 본 미국의 제작진이 뮤지컬 무대에 실험적으로 세워보자는 취지의 구상이 제작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다른 뮤지컬에 비해 <원스>는 짧은 개발 기간을 거쳐 공연이 올라간 특별한 사례입니다. 영화, 특히 주제가들의 인기가 뮤지컬로의 변화(특히 별도의 넘버 작곡없이 원작에서 차용)에 무척 용이하고 적합한 환경적 요인(별도의 연출 없이 악기 연주와 노래로 구성된 무대)덕을 크게 보았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대신에 <원스>는 등장인물이 직접 악기를 다루며 연기하고 노래해야하는 점 때문에 배우 캐스팅의 난관이 다른 작품에 비해 더 높은 편입니다. 공연 개시 30분 전 극장을 들어서면 이미 등장인물들이 무대에 나와 연주를 하는 장면은 <원스>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바탕 연주가 끝나고 사람들이 객석에 모두 착석하면 그제야 이야기가 시작되는 뮤지컬 <원스>는 음악이 주역인 작품의 주제를 사전에 관객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킵니다. 'Falling Slowly', 'If You Want Me' 등 영화를 통해 유명해진 노래들은 뮤지컬의 넘버로서도 눈과 귀를 사로잡습니다. 

이러한 강점에 힘입어 2012년 토니상에 11개 부문 수상 후보로 올라 베스트뮤지컬상,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모두 8개상을 수상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라이브 연주가 지닌 음악적 감동 하나만으로 같은 기간 경쟁작인 '스파이더맨'과 '라이언 킹'과 경쟁하며 전석 매진의 신화를 이뤄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간단히 줄거리를 말씀드리도록 할게요. 평범한 수리공인 '그'는 매일 거리에 나와 노래를 부릅니다. 낮에는 사람들이 잘 아는 노래를 부르지만 밤에는 자신만의 노래를 부릅니다. 마침 길거리를 지나가다 그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그녀'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그'의 곡에 담긴 애절한 선율을 통해 그의 음악성을 알아보게 됩니다. 그녀 역시 피아노 연주를 매우 좋아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하루에 한 시간씩만 피아노 가게에서 연주를 할뿐 나머지는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피아노 연주를 들은 그 역시 그녀의 음악성을 알아보고, 서로의 곡에 작사와 작곡을 해주며 어느새 가까워지게 됩니다. 남자가 빌려준 CD플레이어를 가지고 여자가 밤새 작사를 하다 건전지가 떨어지자 다급하게 자신의 아이의 저금통을 털어 건전지를 사와 마지막으로 곡을 완성시킵니다.

같이 지낸지 오랜 시간이 흐르자 그와 그녀는 서로의 숨겨진 상처를 알게 됩니다. 그는 헤어진 전 애인을 잊지 못하고 있었고, 그녀 역시 결혼하여 자식까지 있었지만 이혼한 상태였습니다. 그는 헤어진 애인을 만나기 위해 런던으로 곧 떠날 예정이었고, 그 전에 노래를 몇 곡 녹음하고 싶다는 그의 요청을 그녀는 승낙합니다.

음반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마지막 작업을 앞둔 둘은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가는데, 그 때 그는 그녀에게 아직도 전 남편을 사랑하는지 묻고 그녀는 대답을 미룹니다.

결국 성공적으로 그들은 음반 작업을 마치고 이후의 진로에 대해 고민합니다. 어느덧 그녀를 사랑하게 된 그는 자신과 함께 할 것을 부탁하지만 그녀는 전 남편을 핑계로 거절하고 그들은 각자의 길을 떠납니다. 그는 헤어진 애인을 다시 만나게 되고, 그녀는 전 남편과 다시 결합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립니다. 

그리고 그는 떠나기 전 그녀에게 피아노를 선물로 남기고 떠납니다. 잠깐의 인연이었지만 다시금 본래의 자리에서 행복을 찾게된 그와 그녀의 모습을 비추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국내에는 2014년에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라이센스 공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윤도현, 이창희, 전미도, 박지연이 캐스팅되었고, 이중 전미도는 이 작품으로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015년 9~11월에는 브로드웨이팀이 내한하여 공연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허나 영화의 명성과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한 것에 비하면 저조한 성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아쉬운 흥행과 액터 뮤지션 뮤지컬이라는 장르적 특수함 때문에 다음 공연이 언제 진행될 수 있을지 현실적으로 기약하기 어렵습니다. 뮤지컬을 아직 못보신 분들은 영화나 OST로나마 대리만족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너무나 고통을 겪으면서 자신과 싸웠던 당신! 이제는 승리할 때에요.
- 영화 <원스>의 노래 中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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