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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r 17. 2017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20세기판 로미오와 줄리엣! 클래식 지휘자가 뮤지컬 음악을 작곡한 작품!

굿모닝. 여러분의 아침은 행복하신가요?
(저는 졸음이 쏟아지네요.;;)

오늘은 국내보단 해외에서 유명한 뮤지컬 공연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소재 고갈이 아닙니다.;;) 사실 대부분의 국내공연이 외국 작품을 소재로 하거나 라이센스를 받고 들여온 작품인만큼 아직 알려지지 않은 해외작품이 많은 것은 당연한 것일텐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은 국내에서 두 차례 공연을 한바 있지만 본국의 명성에 비해 국내에서는 큰 흥행을 하지 못한 뮤지컬입니다. 이름은 한번씩은 들어보셨을 거에요. 바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제작과정 및 공연성과와 줄거리, 그리고 국내 공연과 기타 이야기꺼리에 대해 말씀드리는 시간을 가져볼게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7년에 초연된 브로드웨이 뮤지컬입니다. 기획 당시부터 화려한 제작진 멤버로 화제가 되었는데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을, 스티븐 손드하임이 작사를, 제롬 로빈스가 연출과 안무를 맡았습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희곡 중 하나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원작으로 하여 뉴욕시 서부 외곽 지역의 10대 비행 청소년들 사이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모두 성공했고 초연 이후 2년간 무려 732회가 공연되었습니다. 큰 인기와 완성도에 힘입어 토니상 및 아카데미상 부분을 휩쓸었습니다. 1961년에 영화로도 제작되어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작품의 이해를 위해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해드릴게요. 미국 뉴욕 서부 외곽의 한 슬럼가가 배경입니다. 백인들로 구성된 제트 파와, 푸에르토 리코에서 건너온 유색인종들로 구성된 샤크 파는 서로 주도권 싸움을 위해 반목하고 있습니다. 틈만 나면 버렁지는 두 그룹 사이의 싸움에 출동하기 지친 경찰이 체육과에서 무도회를 마련해 둘을 화해시키려고 시도합니다.

예전에는 제트 파의 리더였지만 현재는 활동을 그만 두고 평범히 살고 있던 토니는 친구인 제트 파의 리더 리프의 초대로 체육관으로 향합니다. 그 자리에는 샤크 파의 리더 베르나르도의 여동생 마리아가 와 있었습니다. 토니와 마리아는 첫 눈에 반해서 함께 춤을 추고, 무도회가 엉망으로 파한 후에도 몰래 만나서 교제합니다.

리프와 베르나르도는 체육관에서의 싸움을 계기로 다시 모여 싸울 것을 결정하고, 이 소식을 들은 마리아는 토니와 만나 두 그룹간의 싸움을 말려줄 것을 요청합니다. 토니는 그들이 모이기로 한 장소로 가서 싸움을 말리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리프와 베르나르도 간에 혈전이 벌어집니다. 베르나르도는 리프를 죽이게 되고, 이것을지켜보던 토니는 리프의 죽음에 분노하다가 엉겁결에 베르나르도를 찔러 죽이고 도망칩니다. 

소식을 전해들은 마리아는 절망하지만 곧 토니가 자수하겠다고 찾아오고, 두 사람은 함께 싸움이 없는 곳으로 떠나자고 약속합니다. 마리아는 여행을 준비하며 베르나르도의 연인이었던 아니타더라 토니에게자신의 소식을 전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아니타는 토니가 일하던 술집으로 찾아갔다가 그곳에 모여있던 제트 파 간부들에게 성추행을 당합니다. 이에 화가 난 그녀는 베르나르도의 친구였던 치노가 마리아를 죽였다고 거짓말을 하고 돌아갑니다.

거짓 정보를 접한 토니는 달려가서 치노에게 자신도 죽이라며 소리지르고, 복수의 칼을 갈던 치노는 토니를 총으로 쏴 죽입니다. 토니가 죽은 후  마리아는 절규하며 그제야 제트 파와 샤크 파는 싸움을 멈추고 자신들의 행동을 후회하며 토니의 시신을 운구하면서 이야기는 끝납니다.

작곡자인 레너드 번스타인은 당시 최고의 클래식 음악 지휘자이자 작곡자로 교향곡을 지휘하는 그가 브로드웨이 뮤지컬 음악을 작곡한다는 것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허나 그들의 우려와 상관없이 레너드 번스타인은 훌륭히 곡을 만들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당시 유명한 오페라 가수인 호세 카레라스와 키리 테 카나와, 타티아나 트로야노스 같은 성악가들이 전곡 녹음을 하여 클래식 팬들까지 뮤지컬 시장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제롬 로빈스의 활약 역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거리에 뛰쳐나온 젊은이들의 움직임을 다이내믹하게 잡은 카메라 워크, 집단에 의한 전투적인 모던 발레의 움직임을 액션 영화에 가까운 방법으로 한 참신한 시도, 드라마와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안무 등 당시로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참신한 방법들이 많이 도입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1989년 국내 배우들에 의해 초연된 이래 수차례 무대에 올랐고, 2007년 5월 이원종 연출가에 의해 새로운 느낌으로 재연되었습니다. 단순한 볼거리로만 여겨졌던 '춤'을 극의 극적상황과 인물의 성격 및 심리상태를 표현하는 매체로 승화시켰고, 이를 통해 뮤지컬을 한 단계 높은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국에서는 2007년 류정한 배우와 김소연 배우가 각각 토니와 마리아 역할로 공연을 하였는데 류정한 배우는 서울대 성악과를 나온 최초의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을 달고 생애 첫 연기를 했지요.

아쉽게도 미국에서의 어마어마한 성과에 비해선 국내의 성과는 적은 편입니다. 작품성과 연기보다는 소재 자체가 미국의 이민과 인종차별,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영국 희곡에 대한 애착이 양국의 국민들 사이 차이가 심하기 때문이지요. 국가적, 역사적 상황이 많이 개입된 작품이기에 국내에는 큰 호응을 거두기 어려웠습니다. 아마 추후에도 국내 공연 일정이 잡히긴 요원할 것 같아요. 허나 워낙 역사적인 작품인만큼 내한공연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오늘 공연 소개는 여기서 마치고 저는 내일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너희들 모두! 너희들 모두가 토니를 죽였어. 우리 오빠와 리프도. 총이나 총알이 아니라 증오로! 나도 이젠 죽일 수 있어. 증오가 생겼으니까.
- 마리아 /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中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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