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양말

존재의 의미

by 고요의 향기

거실 한 구석

덩그러니 던져진 양말 한 켤레,

​눈살 찌푸리며

세탁기로 넣으려다

​문득 손끝에 걸리는

뒤집힌 주름 사이

슬그머니 삐져나온

닳고 닳은 뒤꿈치


​어느 길 위 흙먼지 속에서

한시도 쉬지 않고 분주했을 걸음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 몸을 닳아가며 버틴 시간,

​구멍이 나도록

온몸으로 살아낸

당신의 오늘이 빚은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사람은 참으로 자기중심적이다. 그 무엇을, 누구를 대하더라도 그 존재의 존재성을 들여다보기 전에 자신의 욕구를 먼저 내세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존재는 그 존재 자체로 소중하고 의미롭다. 가끔 그의 세상 속으로 한 걸음 걸어 들어가 들여다보면 볼수록 더욱더.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