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을 고르며

자연과 사람

by 고요의 향기

구멍 난 팥 그 결 따라

오물오

레가 되어본다


어릴 적,

드시던 밥 먹어보라시던

아버지 너털웃음 소리


어린 막내 씹다 흘린

침 묻은 뭉개진 밥

얼른 주워 드시던 어머니


식구대로 한 솥 가득

빨던 숟가락 부딪치며 먹던

양푼이 비빔밥과 된장국


구멍 난 팥, 다시 제자리에 놓으며

팥벌레하고 우리

먹던 것 먹는


한 식구 된다



이 시는 아이를 낳고 휴직을 하면서 살림을 하는 가정주부로서 살 때 쓴 글이다. 구멍 난 팥을 버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먹던 것 같이 먹는 사람들이 한 식구라는 재미있는 생각을 하며 벌레 먹은 과일이나 야채들을 놀란 마음으로 경계심을 갖고 버리며 지내던 습관을 멈추게 되었다. 지금도 벌레 먹지 않은 깨끗한 과일보다 벌레 먹은 과일을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벌레가 먹을 수 있는 것은 우리도 먹을 수 있는 것니까.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