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의 이유

아이의 삶

by 고요의 향기

다섯 살 운동회에서

엄마 손 잡고 달리던 아이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묻는다

엄마, 우리가 왜 이 줄 따라 달리고 있는 거예요


유를 모르는 달리기

뿌리가 끊어진 풀줄기처럼

옴짝달싹할 수도 없이

무너져 내리게 하고


스스로의 이유로 다시 서면

그제야

끝없이 펼쳐진 하늘

원래 한 몸이던 살빛 땅

가슴에 들어와 앉고


이름 모를 풀 한 포기도

언 땅 맨 발일지언정

제 스스로 뿌리를 뻗어

삶의 한가운데

살아 흔들거리던, 그 이유


내가 말만 하면 거꾸로 하려 든다

역정 내시던 아버지

설픈 내 속 그 이유를

아들에게서 본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