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드는 놀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by 고요의 향기

"가 만든 놀이로 친구들과 놀고 나니 내가 자랑스럽다."


위 글은 자유놀이 시간에 자기가 만든 놀이로 친구들과 놀았던 친구가 그날 하루의 느낌을 한 줄로 기록한 글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아이들이 놀이를 만들어 노는 시간을 가진다. 놀이규칙은 점점 더 재미있게 혹은 상황에 맞게 달라질 수 있다.


위 글을 쓴 친구는 두더지처럼 달리면서 뒷발로 흙을 쳐내는 놀이를 만들었다. 그 구덩이에서 누가 재밌게 혹은 잘 쳐내는지 보여주면서 놀았다.

공부시간에 유달리 똑똑한 한 녀석이 해보겠다고 줄을 서 있다가 도전했는데 발이 잘 안 움직이는 것이다. 스스로도 좀 놀란 듯 보였다. 손발을 놀리는 일은 머리를 잘 굴리는 녀석도 낯선 놀이인가 보다. 그래도 못한다고 탓하는 사람이 없다. 자기대로 그냥 해보는 것이 전부다.


저마다 저 구덩이에서 한 번 달려보겠다고 줄을 서서 웅성거린다. 세상에 이런 놀이는 없다. 이렇게 스스로 만든 놀이에 빠져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면 보는 이의 마음도 순수해진다.


친구들이 만든 놀이를 살펴보면 성향이 잘 드러난다. 관찰을 좋아하는 한 친구는 돌을 모으는 놀이를 선택했다. 그리고는 돌 색깔이 왜 다 다른지를 묻고 돌 색깔은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묻는다. 놀이는 '색깔이 다른 돌 찾기'였다.

물론 많은 친구들이 호응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혼자서 가만가만히 놀아도 재미는 떨어지지 않는다. 지난번에는 '같은 나뭇잎 찾기'를 제안한 친구다. 관찰을 좋아하는 이 친구는 나중에 과학자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여자 친구들은 그늘진 미끄럼틀 아래에 앉아서 '우리 엄마를 어떻게 구슬릴까'라는 주제로 수다를 떨기도 하고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물론 한 무리의 남자친구들은 벤치에 앉아 수다를 떠는 수다경에 빠졌다.


별다른 규칙은 없는 듯 보이지만 노는 아이들은 재미가 있나 보다. 가위바위보로 모래 많이 가져가기 놀이인데 그렇게 모래를 쌓아서는 또 다른 놀이를 하려나 지켜봤다. 그런데 그냥 모래를 가져오는 것으로 재미가 있는지 그렇게 놀았다.

저마다 자기들만의 놀이를 만들어 노는 재미의 씨앗이 살아가는 작은 힘이 되고 한 번의 웃음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더불어 아이들이 놀이를 스스로 만들어 노는 기회를 자주 갖다 보면 세상 무엇이든 놀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의 모든 삶이 놀이와 연결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