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턱에 놓여 꾸들꾸들 다시 마르는
우린 찻잎을 만져보며 돌아가리라
아쉬움은 없다 한 생애 마치고
이제 돌아가노라 울리는 소리가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머리를 친다
감미甘味 없이 맑은 차 한 모금에 깃든
한낮의 차나무 광합성의 맹렬함과
잎을 따던 가난한 노동의 비명을 들으며
몸을 내준 뜨거운 찻물의 우림에서
덖음솥 불기에 견딘 찻잎의 노래를 듣노라
잠깐의 봄날 잠시의 쓸모 그다음
아이들 매끈한 신생의 살결도 언젠가
연단의 시간으로 소나무 껍질보다 두껍게
마른 늙은이 주름처럼 거칠고 쓸쓸하게
삶이란 틀리고 비워지다 고요해지는 것
뜨거운 물에 퍼지고 우려진 후 담백하게
햇빛에 잠든 이파리 숙면의 시간도
청춘의 촉촉함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동트는 시간의 차 한 잔
가볍게 때로는 경쾌하게 나 또한 돌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