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븐리 병원

by 전종호

고봉산을 비켜 노을 지는 자락

지번地番을 받은 하늘 마을이 있다

구름 너머 아득하고 어지럽고 아늑한

heavenly 해븐리heaven里 병원에


이유를 알 수 없이 쑤시는 머리를 싸매거나

풍 맞아 제 맘대로 할 수 없는 몸을 끌거나

귀에 헛것이 들려 머리를 돌리거나

흩어진 기억을 좇아 밤새 잠들 수 없는


이력履歷이 다르듯 서로 다른 병을 안고 누워

사는 일이란 고통의 사이를 넘나들어

아슬아슬 실금 같은

사행천蛇行川이라는 걸 알지 못하고

콸콸콸 벽을 두드리며 흘러가는 피 소리와

벌떡벌떡 뛰는 심장의 박동을 보면서도

하루하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숨이 돌아

살아온 것이 바로 기적임을 설명할 수 없는

평안을 원해도 무심의 평강에 닿지 못하고

한 지붕 아래 있어도 함께 하늘에 들지 못한,

병도 병 나름이라 불평등을 베개 삼고 누워

제 별을 세는 사람들이 땅에 매여 울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임진강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