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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6

- 타향살이

by 전종호


막걸리라도 한 잔 하면

타향살이 몇 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언제나 불리는 아버지의 타향살이*는

자식들 마음에 인 박힌 정서가 되었다

고향 떠나 수십 년에 청춘은 가고

굴뚝새 돌아올 때 낮게 낮게

노랫자락 청솔가지 저녁연기에 깔리면

노을은 술잔에 누룩처럼 뜨고

어린 마음들은 슬픔으로 물이 들었다

사리원 고향집 마당가 버드나무 마냥

올봄에도 이곳의 왕버들은

푸르고 늘어져 살랑살랑 춤을 추지만

아무것도 내 것이 되지 못하는 타향에서는

좋은 일도 신나는 노래가 되지 못했다

부평초 신세 한탄은 아버지의 기타 가락에 실려

북녘으로 멀리멀리 퍼져 지 못하

하루하루 한평생 남녘에서 속 타는 그리움은

어린것들의 평생에 깊은 우울증이 되었다


*타향살이 : 고복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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