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한 날 아침에

by 전종호

몸을 세우고 똑바로 가고 싶은데

마음과는 달리 한 발 한 발

옆으로 게처럼 옆으로

직선으로 걷기가 쉽지가 않네

미루었던 반가움으로 격한 술자리

바이러스처럼 부풀었다 결국

어지러이 빈말들로 쏟아지고

부끄러워라 아침의 눈부신 햇발

어디 취한 날 뿐이랴

취한 날은 몸이 흔들리고

맑은 날은 신념이 흔들리니

멀쩡한 날에도 한껏 팽창했다

터지는 삶의 허망함이여

제대로 산다는 건 언제나 마음뿐

발길은 습관처럼 몸 따라가고

뜻을 세우고 길을 살펴 산다는 게

마음먹은 대로 되기가 쉽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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