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라고 늘 비만 오던가
길고 오진 장마철
비가 이 나라 온 땅에 내리는가
임진강 민통선 지역에 억수 같이 비가 와도
부산 울산은 눈물 한 방울 없는 열대야
강원도 평창 비탈 산골 어디선가는
타들어 가는 작물에 온 마을이 울지만
사람 사는 일이란 게 마치 장마철 같아
매일매일 비 오고 바람 부는 날만 있으랴
도랑이 넘쳐 물속에 풀들이 누워도
물길이 걷히면 곧 툴툴 털고 일어나
여린 자주달개비가 자주 꽃잎을 올리듯
하던 일 가는 길 멈추지 않으면
골목 담장 아래 도열한 개망초 군단처럼
우리도 손잡고 모여 우우우 평화의 물결
한꺼번에 터져 피어날 수 있으리
허리 펼 날 없이 힘들고
비바람 몰아치는 날이 길어도
맞서 우산이라도 들고일어나
다시 삶 속으로 총총 걸어가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