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사유 38
- 수선화, 나를 기억하지 마오
그리움은 물안개처럼
하루에도 수만 번 피었다 지고
꽃들도 평생 동안
수만 번은 피었다 지지만
사는 일 또한 얼마나 간절한 것인가
피우고 지우고 또 피며 드러낸
눈물 나도록 시리고 고운 얼굴
그 숨소리에 놀라
혼자서 얼마나 눈을 비비었던가
꽃잎 하나하나에
하늘의 바람을 다 담았음에도
잠시 비치다 스러지는 기쁨이여
비루한 일들 또한 사는 것이어서
흉터 깊은 꽃잎을 떨군 뒤에는
나를 기억하지 마오
날카로운 경고가 눈을 찌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