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는 이유는 오직
당신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니
오롯이 당신을 향해서만 얼굴을 듭니다
길은 모두 열기를 피해 그늘을 향해 났으나
가장 더운 여름날 뜨거운 대낮에
나는 당신을 향해 창을 열었습니다
이름 있는 것들은 모두 한순간
칭송과 돈벌이를 위해 떠나갔지만
화려한 꽃들을 시기하지 않고
명예도 얼굴도 연연하지 않으며
투박한 씨를 거죽 뒤에 숨기고
분수에 맞게 마음을 다스리고 있으니
주야로 당신을 바라보는 것 하나
그 기쁨으로 살겠습니다
노랑꽃 큰 키 덕분에
이름 없는 어린것들 머리 위에
노란 해를 비추며
하루치만큼씩 커가는 모습 지켜보면서
달 없는 밤에는 달님으로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