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쌓아 경계境界를 세우고
경계와 경계 사이에 길을 낸다
안으로 척박한 땅에 식물을 키우고
더욱 견디거라 스스로 자신을 가
밖으로는 경계警戒의 담을 쌓는다
그래도 마을은 길 끝으로 이어지고
4.3의 억울한 심령心靈의 부활인가
보잘것없는 질경이가 길가에
지천으로 꽃을 피워 냈으니
담을 쌓는다고 바람을 막을 수 있으랴
해협은 뭍과 섬을 끊어 놓고
험한 파도로 양안兩岸을 위협하지만
바닷속 길이 활짝 열려
깊은 물길 오가는 것은 막지 못하니
오로지 보이는 것만 믿지 말아라
바다가 병풍처럼 일어나 몰려온다고
이 섬의 지나간 사람 일이 거두어지더냐
부질없이 돌을 쌓아 무엇하랴
산담으로 이어지는
마을 길에 오늘도 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