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유월이 오면
타오르는 햇빛을 꽃밭에 모아
자주 진홍에 연분홍 새하양
색깔 잔치 향기 잔치로 한 세상
당신에 물 들며 물들이고 싶다
이곳 이맘때 이만한 높이에 서서
땅 위의 키 작은 이웃들과 함께
접시만큼 큰 귀의 안테나를 열어
두근거림에 주파수를 맞춰
메마른 사람들 가슴에 불을 질러
뜨거운 사랑의 파도에 휩쓸리고 싶다
이만큼 나이 들고 살았어도
성장盛粧을 뽐내는 이름난 꽃들과
이룰 바를 다 이루었음에도
이름조차 없이 스러진 풀꽃들 속에서
여전히 치명적인 사랑에
가슴을 앓고 있는 철없는 사람들에게
나도 뜨거운 깃발로 펄럭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