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사유 33

- 오막집 한련화

by 전종호

아홉 살 꼬마의 키만큼 낮은 집에

한련화 몇 줄기 뻗고 있었다

주먹만 한 돌들로 쌓은 집은

숨소리까지 언제나 고요하고

마당에는 언제나 꽃이 피고 있었다

창틀에 매단 줄이 중심을 잡아주자

돌멩이조차 얌전한 오막집 뜰에

한련화 몇 송이 방패 잎을 뚫고 피었다

애호박도 덩달아 한두 넝쿨

지붕 위로 기어오르고

잘 닦인 호미와 흰 고무신이

붉은 한련화 앞에서 빛나고 있었다

눈부신 햇살에 노을이 지면

할매는 유쾌한 꽃밭에서 넋을 놓았다

쫄밋한 행복이란 큰돈이 아니라

노을을 수 있는 잠깐의 고요와

채송화 작은 꽃밭에 한련화 울타리

호미 한 자루 쥘 수 있는 이 있다면

충분하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래 나도 지금부터 꽃씨를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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