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꼬마의 키만큼 낮은 집에
한련화 몇 줄기 뻗고 있었다
주먹만 한 돌들로 쌓은 집은
숨소리까지 언제나 고요하고
마당에는 언제나 꽃이 피고 있었다
창틀에 매단 줄이 중심을 잡아주자
돌멩이조차 얌전한 오막집 뜰에
한련화 몇 송이 방패 잎을 뚫고 피었다
애호박도 덩달아 한두 넝쿨
한 평 지붕 위로 기어오르고
잘 닦인 호미와 흰 고무신이
붉은 한련화 앞에서 빛나고 있었다
눈부신 햇살에 노을이 지면
할매는 유쾌한 꽃밭에서 넋을 놓았다
쫄밋한 행복이란 큰돈이 아니라
노을을 볼 수 있는 잠깐의 고요와
채송화 작은 꽃밭에 한련화 울타리
호미 한 자루 쥘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충분하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래 나도 지금부터 꽃씨를 모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