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사유 44

- 별꽃

by 전종호

심은 사람 없고 키워주는 사람도 없어

눈물이야 밥풀이야 별 별 별꼴이라 별꽃이다


일부러 찾지 않으면 아무에게나 보이지 않는

눈곱만큼 작은 별꽃 무더기 또 한 무더기

골목길 모퉁이에 숨어서 다소곳이 피었다


별빛 은하수가 거센 강처럼 쏟아지는

별이 지상에 별사탕을 수북이 뿌려놓았다


해만 바라보는 단심丹心의 해바라기와

달을 맞아 밤새 얼굴 붉히는 달맞이꽃과

모래언덕에서 바람맞는 바람꽃도 있지만


별꽃은 마득한 별의 전설을 땅으로 불러들여

광년光年의 별빛 그리움을 소금 뿌리듯 뿌려놓고


크기도 모양도 이름도 같잖은 것들로 하여금

세상의 일이여 멀고 아득하고 가뭇하구나

하늘과 땅과 사람의 일을 애써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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