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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호 Jul 19. 2022

꽃의 사유 53

  - 다알리아

지나간 봄날은 아주 기로 했다

점점 길어지는 해를 보고도 빌지 않기로 했다


하늘감히 우러러보지 않기로 했다 

바람부는 대 정면으로 기로 했다


여름이 뜨거우면 뜨거운 대로 가을에는

톡톡 쏘듯 따가운 햇빛을 견디기로 했다


허파의 헛된 을 버리고 발바닥 바라보며

오직 태양을 닮은 붉은 얼굴을 세우기로 했다


풀밭에 바라보는 시선이 점점 뜨거워지면 

멀리서 빨갛가슴을 찾아가기로 했다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 해 질 녘 강가에 

강물비치 사람 하나 혼자서 생각해야겠


얼비치는 강심江心에 흔들리는 까마득한 얼굴

다알리아 꽃잎 띄워 타는 그리움을 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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