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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호 Aug 05. 2022

문학은 상업이다

시를 쓰고 책을 읽을 때는 몰랐다. 상업적 기반 없이는 문학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나는 몇 권의 책을 내고 나서야 알았다. 유기농이 판로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이름 하나만 걸면 어떠한 것도 책이 되고 돈이 되는 사람도 드물게 있지만,  1쇄 1,000권도 안 나가는 시인이 대부분이다. 제 돈 내고 책을 내고 지인끼리 나눠 주면 끝. 술 한 잔 마시며 제들끼리 읊조리다 끝나던 조선조 문사들의 시회詩會나 뭐 다를까 싶다. 시를 읽지 않는 독자를 나무랄 일도 아니다. 시인들이 몇 만 명이라는데 시인들부터 남의 시집을 부지런히 사면 이런 어려움을 돌파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기호의 출판학교>의 공개 강연장에서 했다. 나야 친구인 한기호 소장을 응원하기 위해서 갔지만, 젊은 출판인의 눈빛을 보며 글 쓰는 사람들이 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돌파구를 찾아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2학기 인사철을 앞두고 있어 승진하는 후배들을 위해 이동순, 송경동, 문동만, 임경묵 시집을 5권씩 미리 샀다. 시인들의 연차나 칼러나 주제와 깊이가 다 다르지만 그 고민의 진지함을 함께 한다.


시집을 사는 것이 시인을 살리고 이 나라 문학과 문화를 살리는 길이다.


시집보다 훌륭하고 값도 싼 선물이 어디 있겠는가! 어디 화분 하고 비교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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