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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호 Oct 07. 2022

임진강 39

  - 고랑포구

인간사 흥망을 알고자 하는 자는

임진강 중류 고랑포구로 오라

나룻배와 고깃배와 화물선으로

강물은 가득하고 한때

시장과 거리는 장꾼들로 흥청거렸으나

선착장객가도 집도 무너져

포구와 거리의 흔적은 하나도 없다

적벽 앞에 강물은 유구하나

이어지않는 것은 오직 사람 일뿐이니

모든 것은 한방의 전쟁으로 끝났다

전쟁을 불사한다는 가벼운 입이

말의 참담한 실상을 여기 서 보라

예전처럼 기러기떼는 강 건너 모래밭에

내리고 오르날고 울며

고요한 풍경을 완성해 가는데

예 살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고

강고한 군대가 차지한 너른 땅 옆에 

생뚱맞은 카페 몇 개 무심한 풍경이

부질없는 인간사를 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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