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잘것없는 모래알들이 시멘트를 만나 굳어
떠억 하니 잘 생긴 집 한 채 받쳐 줄 때까지
물은 속에서 오랫동안 긴 숨을 참았을 것이다
마치 시퍼런 땡감이 바알간 홍시가 될 때까지
그래서 떫은맛이 익은 단맛으로 풀어질 때까지
햇빛과 바람과 비가 오래 기다리고 단련시켰듯이
젖도 빨지 못하는 붉은 아기가 어른이 되고
들개 같은 야생이 균형 잡힌 인간이 되기까지
수많은 한숨과 눈물과 참음이 숨어 있었던 것처럼
여전히 어리석은 인간들이 싸우고 지지고 볶으며
집에 사는 이들이 서로 익어 양생養生이 되어야
집은 진정 생명을 담는 그릇으로 완성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