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말씀

by 전종호

첫눈 오시는 아침

말씀이 함께 나리시니

소리 없는 눈처럼

소복소복 말없이 살아라

무게 없는 눈처럼

훠이훠이 푸근히 가볍게

깜짝 놀란 첫눈처럼

뜻밖의 기쁨이어라

그러나 가끔

미끄러운 눈처럼

길 조심조심하고

그리고 때로

산천을 뒤엎는 폭설처럼

제 뜻을 꺾지 마라

그 무엇보다도

눈 속의 눈처럼

누군가 영혼에 깊이 스며

반짝반짝 별빛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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