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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호 Mar 30. 2023

그대는 안녕하신가

산을 오르면서 요즈음 별일 없으신가 

산에게 물으발 밑이 벼랑이라고 니다

제풀에 놀라 달아나는 고라니에게

그대는 무엇 그리 두려운가 물었더니

인간이 어찌 이리 가까이까지 왔는

정색하고 산촌 이주민에게 습니다

함께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요란한

박수소리 귀가 따갑지 않은가 물었더

떠들어 비워내지 않으면 어찌 하루라도

불안을 잠재울 수 있겠는가 습니다

한순간 고요를 위해 란을 멀찍이 

삐걱 걸음으로 삶의 계단을 내려오는 내가

나에게 오늘은 어째 견딜만하신가 물으니

한겨울 논바닥에 가득하더니 봄이 되자

한 마디 인사도 없이 떠나버린 기러기에게

거기서도 안녕하신물어보라 대답합니다

산 아래 마을에 어제처럼 오늘도 바람 불지만 

시도 때도 도 알 수 없는 일들이 넘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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