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속초에서 아내가 밥 먹으면서 자기 친구
박 선생이 반건조 오징어를 무척 좋아한다며
올해 힘든 아이들 맡아 고생깨나 하고 있으니
아이들을 씹을 수는 없고 대신 오징어나 씹으라고 한 축
난생처음 이박삼일 집 떠난 손녀가 육포를 좋아하니
농촌 체험학습에서 돌아오면 스트레스 풀라고 한 축
집들이하라고 내 주변 떨거지들 몰려올 것 같으니
어느 날의 술자리 즐거움을 비축하기 위해 또 몇 축
한 축 또 한 축 처음보다 점점 늘어나는 반건조 오징어 주문량을
생각하다 문득 드는 말랑말랑한 생각 하나
우리는 앞으로 무얼 씹으며 또 누구에게 씹히며 살아갈까
무르지도 마르지도 않는 살을 누구에게 내어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