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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호 Nov 11. 2023

버스를 놓치고

시간에 한 대 다니는 버스를 방금 놓치고

자꾸 눈길은 지나가는 택시를 힐끔거리는데

오라는 사람도 없고 급한 일도 없는 내가

이렇게 뜬 풀처럼 마음이 부산해지는 것은

뿌리 없는 삶습관성 얄팍함 때문인가

무릎이 아프고 어깨 옆구리가 결리고 쑤시고

성한 데라고는 하나도 없는 시골 할머니들이

침 한 대 한 시간 물리치료를 받기 위하여

고깟 버스 한 대쯤이야 하고 깔깔거리며

안되면 하루라도 더 기다릴 것 같은 기세로

댓자루를 깔고 앉아 떠드는 것은

산다는 게 마냥 간발의 차로 놓치는 일이고

울고불고한다고 해도 오지 않는 것은 끝내

오지 않는다는 걸 몸으로 알아서일 터인데

버스 한 대를 놓치고 이리 어수선마음

진작 놓을  아직도 있었다는 인가

다시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던 동구 밖

저녁노을 아래서 서성거리던 눈물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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