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에 한 대 다니는 버스를 방금 놓치고
자꾸 눈길은 지나가는 택시를 힐끔거리는데
오라는 사람도 없고 급한 일도 없는 내가
이렇게 뜬 풀처럼 마음이 부산해지는 것은
뿌리 없는 삶의 습관성 얄팍함 때문인가
무릎이 아프고 어깨 옆구리가 결리고 쑤시고
성한 데라고는 하나도 없는 시골 할머니들이
침 한 대 한 시간 물리치료를 받기 위하여
고깟 버스 한 대쯤이야 하고 깔깔거리며
안되면 하루라도 더 기다릴 것 같은 기세로
푸댓자루를 깔고 앉아 떠드는 것은
산다는 게 마냥 간발의 차로 놓치는 일이고
울고불고한다고 해도 오지 않는 것은 끝끝내
오지 않는다는 걸 몸으로 알아서일 터인데
버스 한 대를 놓치고 이리 어수선한 마음은
진작 놓을 걸 아직도 잡고 있었다는 뜻인가
다시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던 동구 밖
저녁노을 아래서 서성거리던 눈물 탓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