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살려고 시골에 집 짓고 이사 왔더니
같이 살자 말벌이 집머리맡에 집을 지었다
여기가 살만한 집터인가 말벌이 알아주네
저나 내나 한평생 한 번뿐인 목숨인데
누구라도 좋은 데서 살아야지 생각하면서
길가 질경이 몇 포기 돌틈에 옮겨 심는 아침
주인 영감이 돌보지 않고 놓아 둔 사이에
죽을 줄 살 줄 모르고 먹이를 찾아다니다
옆집 강아지가 지나가는 차에 치였다
길 가운데 죽은 새끼 옆에서 어쩔 줄 몰라
어미 개는 사람처럼 부복해 앉아 있는데
서러워라 사는 게 이럴 줄 진작 알았지만
사람이나 동물이나 누구나 산다는 것은
결국 죽을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는 걸
강아지를 땅에 묻어주면서 다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