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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호 May 02. 2023

생사

려고 시골에 집 짓고 이사 왔더니

같이 살자 말벌이 집머리맡에 집을 지었다

여기가 살만한 집터인 말벌이 알아주

나 내나 한평생 한 번뿐인 목숨인데

누구라도 좋은 데서 살아야지 생각하면서

길가 질경이 몇 포기 돌틈에 옮겨 심는 아침

주인 영감이 돌보지 않고 놓아 둔 사이에

죽을 줄 살 줄 모르고 먹이를 찾아다니다 

옆집 강아지가 지나가는 차에 치였다

길 가운데 죽은 새끼 옆에서 어쩔 줄 몰라

어미  사람처럼 부복해 앉아 있는데

서러워라 사는  이럴  진작 알았지만

사람이나 동물이나 누구나 산다는 것은 

결국 죽을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는  

강아지를 땅에 묻어주면서 다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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