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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호 Dec 08. 2023

은행을 털며

냄새가 좀 거시기하긴 해도

이게 몸에는 기막히게 좋은 겨

나이 들면 피가 안 돌아 문제지

혈액 순환에 이게 끝내주는 거여

냄새나는 껍질을 벗기고도

딱딱한 은행알을 깰 때는 

솔직히 되게 성가시기는 혀도

노랑 탱글 속알은 먹을 만 하지

아 그렇게 세게 때리면

다 으깨져 먹을 게 없잖여

둥근 방망이 같은 걸로 살살

이리저리 돌리며 치다 보면 

딱 하고 잘 깨지는 데가 있어

삶은 달걀을 깔 때처럼

자꾸 하다 보면 알게 되여

세상 뭐든지 포인트가 있는 법

힘으로 세상 사는 거 아녀

가을이 깊어야 속이 드러나는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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