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10주기를 맞으며
사는 일이 마음 같지 않아 답답하다고
바닷가에 주저앉아 물멍 하는 사람들이 있고
바다가 아니라 대접만 한 물만 보아도
울렁거려 미칠 것 같은 사람들이 있다
청춘의 꿈으로 거센 파도에 아린 사람들이 있고
잔잔한 바다에도 속이 뒤집히는 사람들이 있다
한때 가슴속에 희망의 불꽃을 키우고
나중에는 제 꿈으로 자식을 키웠던 사람들
금쪽같은 새끼들을 바다에 묻고 시간이 가도
가슴속에서 아이들을 떠내 보내지 못하고
억장이 무너지다 못해 제 가슴을 후벼 파며
또 봄이 와 꽃 지랄에 눈이 뒤집히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는 아이들을 잊어야 할 때라고 보내줘야 할 때라고
남의 일이라고 점잖게 말 지랄하는 사람들을 보며
상처 난 자리에 소금 뿌리듯 또 한 번 참담함으로
후비고 무너진 가슴을 안고 울부짖는 사람들
그래 보내주고 잊고 싶은 사람들은 정녕 우리들이니
배는 왜 침몰했고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벌써 10년이다 어디 속 시원하게 진실을 밝혀라
미치지 않고서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아름다운 꽃을 보고도 죄지은 양 얼굴을 돌리고
잠깐의 웃음으로도 남 볼세라 고개를 파묻는
10년을 산 것 같지 않게 산 사람들 한뎃잠 버리고
이제 돌아가 발 뻗고 잘 수 있도록 진실을 밝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