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속의 나, 본질에 가까운 나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

by 하늘빛

진실된 나로 다가가는 내면여행 D+65


질문

아무도 곁에 없을 때 혼자 있는 나는 어떤 모습인가요? 그 모습은 사람들 앞에 있는 나와 얼마나 다른가요?



이 질문을 떠올리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있다.


“혼자 있을 때의 나는,

사람들 앞에 있을 때의 나와 꽤 다르구나.”


가장 큰 차이는 단순하다.

혼자 있을 때의 나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비교적 말이 많아지고,

밝아지고, 유머러스해진다.

조금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고,

조금 더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목소리도, 표정도 자연스럽게 달라지며

내가 맡은 역할이라고 믿는 행동을 하는 듯하다.


하지만 혼자가 되면 그 모든 역할을 내려놓는다.


혼자 있는 나는 아주 조용한 사람이다.

밖으로 향하던 에너지가 안으로 돌아오고,

누군가를 즐겁게 하기보다는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 시간을 쓴다.


겪은 일들을 적어 보고,

경험한 감정들을 정리하고,

문제에 대한 답을 차분히 찾아간다.


사람들 앞의 나는 외부 세계와 연결된 나로 존재하고,

혼자 있을 때의 나는 내면세계와 연결된 나로 존재한다.


외적인 모습도 제법 다르다.


사람들 앞에서는 조금 더 단정하게 입고,

조금 더 예쁘게 보이려 애쓴다.

하지만 혼자 있을 때의 나는

훨씬 느슨하고 편하다.


정리되지 않은 방,

대충 묶은 머리,

편안한 옷차림.

체면도, 긴장도 내려놓은 모습.


어쩌면 가장 솔직한 나는

혼자 있을 때의 나에 더 가까운지도 모른다.


또 하나의 차이가 있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나는

가볍고 유쾌해진다.

농담을 하고, 분위기를 맞추고,

조금 더 밝은 에너지가 된다.


하지만 혼자가 되면 나는 조금 더 진지해지고,

조금 더 깊어지고, 조금 더 무거워진다.


그 진지함은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너무 오래 혼자 있으면 그 무거움이 나를 짓누르기도 한다.


이 질문에 답하며 한 가지 분명히 알아차리게 된 것.

나는 절대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다.


연인이나 가족이 곁에 있어도,

반드시 나만의 시간이 있어야

비로소 숨통이 트인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사실.


혼자 있는 시간 이후에

다시 만나 어울릴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


쉽게 깊이 연결될 수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내 삶을 다시 가볍게 만든다는 것.


사람들 앞의 나는

관계 속의 나로 살아가고,

혼자 있을 때의 나는

본질에 가까운 나로 돌아간다.


역할과 가면을 내려놓고,

외모나 체면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서

나는 가장 솔직한 나와 마주한다.


그리고 언젠가

사람들 앞의 나와

혼자 있을 때의 나 사이의 거리가

조금씩 줄어들수록,


나는 더 편안하고,

더 자연스럽고,

더 진실한 사람이 되어 갈 것이다.


혼자 있을 때의 진지하고 조용한 나,

잘 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나,

조금은 무겁고 때로는 서툰 나.


그 모습까지도 온전히 받아줄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면, 혼자 있든 함께 있든

그 사이에 더 이상 간극 없이,

그저 나로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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