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글동글
볼터치에 진심인 친구
자기 관리에 철저한
매끈매끈한 피부의
아침의 여왕, 사과
나는
도무지 사과라는 친구에게
정이 가질 않는다
상처 입은 속을 지녀서인가
사과를 보기만 해도 시큰하고 쓰라리다
사과는
세상 착해 보이는 얼굴로
집요하게 후벼 판다
남모를 나의 눈물은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야, 쟤가 얼마나 좋은 친구인데 그래"
사과의 속은
가까이 접한 나만이 안다
어떤 것이 본모습인지
사과는 알 것이다
하지만 사과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나에게 사과하는 법이 없었다
"너 왜 그렇게 예민해?"
사과는 눈물을 흘리며 쪼개지고
나는 사과에게 심심한 사과를 건넨다
일순간 찾아오는 듯한 평화
사과처럼
세상을 동글동글하게, 예쁘게 살아야 하는 거라며
먹어 보라고 재차 강요받는다
몸에 좋다고
나는 사과를 한 입 살짝 깨문다
시큰.
이제 나는
나에게도, 사과에게도 가해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