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함을 지켜 주는 질소
감자칩을 한 봉지 샀다.
조심스레 흔들어 본다.
사각사각 -
안에서 동요한 과자들의 웅성거림이 들린다.
양손으로 봉투를 살짝 꼬집으면
봉투는 입을 열며
파스스 -
가득 부풀린 숨을 살며시 토해 낸다.
처음 열어 보면 늘
'애걔?'
볼 때마다 속은 느낌이라 허무하다.
하지만 곧이어 입 안에 들어오는 과자는
파삭 -
경쾌한 식감으로 나를 즐겁게 한다.
과자를 대하는 질소의 사랑은 맹목적이다.
그러니 늘 사람들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존재조차 미미해 무시를 당하면서도,
바삭한 감자칩을 위해
희생하는 것 아니겠는가.
나도 누군가에게
바삭한 감자칩이고 싶다.
내가 가진 짭조름하고 매콤한 면들이
신선히 유지되고 싶다.
그리고 가끔은
내가 가진 본질이 눅눅해지지 않게
누군가가 안아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