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는 뚜벅뚜벅_낙산공원과 이화벽화마을

그리고 예상에 없던 스탬프 투어

by Peach못한
하늘 보기 좋은 날


아주 맑은 날이었다.


새벽에 환기하려 창문을 열었는데, 안 나가면 억울할 만큼 파란 하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날 피부과에 가서 점을 10군데 빼고 왔기에, 나가서 땀을 흘리는 게 미래의 나에게 이로운 일인가 고민했다만.


에라.

선풍기와 양산을 챙겨 들고 밖으로 나왔다.


선풍기 충전을 잊었기 때문에, 나오자마자 선풍기의 가동은 멈추어 버렸.

결국 나는 하루 종일 선풍기 그램 수를 보탠 가방을 들고 다녀야만 했다.

앞으로 반려 기계의 밥은 잊지 말, 미래의 나.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뚜벅이는 뚜벅뚜벅' 매거진에 올라갈 다른 에피드를 성하였다.

나는 왠지 동 중에 글을 쓰는 이 편하다.

(사실 지금도 파주로 향하는 좌석 버스 안에서 에피소드를 쓰고 있는 중이다.)


혜화, 대학로


대학로에 내리면 보이는 한국 방송 통신 대학교, 일명 방통대.

요즘의 나는 공부를 하고 싶다.

책을 읽는 것도 물론 좋지만, 그보다는 나의 학력란에 적힌 텍스트를 다른 글자로 업데이트하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고 있다.

만약 그 결심을 실행한다면 간 지점에서 징검다리가 되어 줄 수 있는 곳이 바로 방통대.

지나던 길에 한 번 찍어 보았다.

언젠가는 꼭 여기서 공부하리라.


원래 가려고 마음먹었던 대학로 김치찌개집은 사정상 잠시 휴무였기에, 바로 근처에 있던 쌀국숫집으로 건너왔다.

늘 양지차돌 쌀국수 원픽이었는데 웬 변덕인지 이 날은 닭고기 쌀국수.


앞으로는 먹던 것을 먹자.

고스란히 남기고 나와 편의점 아메리카노를 집어 들었다.


밥때가 되면 늘 두 가지의 생각이 든다.

'맛있는 것 먹고 싶다' '그냥 음료 마실 걸.'의 미친 듯한 컬래버레이션.

늘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중얼거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하지만 난 스스로를 챙긴답시고 항상 밥을 먹으려 하고, 결과적으로 항상 실패한다.

이럴 때 보면 도 참 한결같은 성격이다.


마로니에 공원에 잠시 앉아 여유로이 커피를 마시 했으나, 이 날은 박람회가 열리고 었다.

공원을 짧게 한 바퀴 돌다가 앉을자리가 없음을 깨닫고, 길을 돌려 낙산공원로 향했다.



낙산공원을 knock knock


서울 곳곳에서 나의 이정표가 되어 주는 남산타워.

이 날도 자연스레 남산 타워의 위치를 체크한 후 증샷을 한 컷 찍어 준다.


이 날의 목표 코스는 낙산공원 - 이화 벽화마을 - 한양 도성 박물관.


뜨거워진 핸드폰이 길 한가운데서 잠시 먹통이 되어 버린 터라, 잠시 휴식을 위해 낙산 전시관으로 향했다.


아아아

에어컨 시원해.

게다가 스티커와 메모지 세트를 기념으로 받았다.


직원 분께 낙산 공원 산책 최적의 코스를 용감히 여쭤 보고 나왔는데, 막상 핸드폰이 버벅거리니 던 길도 까먹는 기적을 맛보았다.

결국 아날로그 지도에 최대한 의지하며 걷.

이 날, 나는 내가 얼마나 길치였는가를 다시 한번 달았다.


마을을 포근히 감싸 안은 나무가 산뜻해 보여 한 컷 찍어봄.

푸른 하늘과 푸른 나무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이 순간의 나무는 마치 새 둥지 같다.


외국인 분들이 좀 있네 -라고 생각하며 걸었던 낙산 공원 성곽길은,


알고 보니 케데헌 명소 ^^;


사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까지 보질 못했다.

예전에 겨울왕국은 꽤 재미있게 봤는데, 케데헌은 대체 왜 이렇게 보기 힘든지.

나이 탓인가.

나의 항마력은 소다팝 처음 나오는 순간 바닥나 버렸고, 케데헌 그 이후로 재생된 적이 없음을 고백한다.


여하튼, 낙산 공원에 외국인 관광객이 보이는 것은 바로 그 케데헌의 열기 때문이리라.


계단 앞에서 부여잡은 오리 양산의 목덜미.

(계단 공포증 있는 자가 난간 없는 계단을 마주친 좋은 예)


이름 모를 정자에서 잠시 쉬다가 향한 곳은 이화 벽화 마을이었다.

이곳은 낙산 공원에서 매우 가까워서 한큐에 가기 좋다.


,

하지만 물론 계단이 살짝 가미된.


계단 끄트머리에서 이화장을 만난다면, 계단도 끝났다는 뜻.


좀 걷긴 했지만 여운이 남아 있던 터라, 계획대로 한양 도성 박물관을 향해 걸었다.

낙산공원에서 만난 외국인 두 팀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목례를 했었다.

이화 벽화 마을에서 또 마주쳤을 때는 서로 멋쩍게 씩 웃었다.

그리고 한양 도성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의 편의점에서 또 마주쳤을 때는 뻘쭘함이 밀려왔다.


아마도 마주치는 순간마다, 우리는 서로 같은 생각을 했을 것만 같다.


스탬프 투어 방앗간은 그냥 지나칠 수 엄써


여하튼 한양 도성 박물관.


가볍게 구경만 하고 집으로 향해야지 했는데, 이런 걸 발견해 버렸다.

바로 흥인지문 스탬프 투어.

사실 스탬프 투어가 두 종류 있었는데, 그중 압인을 찍는 것은 DDP까지만 걸어가면 클리어할 수 있게 생겼었다.

어차피 나는 좀 더 걷고 싶었고, 스탬프 찍으면 기념품을 준다고 하니.

전혀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그전에 잠시 한양 도성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성벽을 이루는 벽돌에 이름 새기는 게 있길래, 한번 자를 적어 보았다.

브런치에서 나의 필명은 'Peach못한'이니까 영어로는 peachless.


메일로 전송할 수도 있다.

좀 더 예쁘게 써볼 을.


한양 도성 박물관에서 DDP로 걸어가는 길, 공원.

이곳은 비둘기가 참 많다.

그리고 이 친구들의 일광욕 모습은 사람들이 오해하기 딱 좋게 생겼다.


죽은 줄 알고 놀랬다 녀석들아 ㅠㅠ


이 날의 DDP는 무슨 행사 중이었던 모양인지, 경호원들도 있었고 안전 펜스도 있었고, 조형물들도 있었고, 잘 차려입은 머리 작은 사람들도 있었다.


그 틈바구니에서 나는 3개의 스탬프를 모두 찍었고, 다시 한양 도성 박물관에 가서 완주 도장과 기념품을 받았다.


한양 도성 스탬프 투어의 기념품은, 꽤 귀여운 모습을 한 도톰한 수건이었다.


그리고 2만 보 조금 넘게 걸었던, 나름 재미있었던 하루였다.


여담이지만 최근에 스탬프북이 여러 개 생겼다.

네이버지도에 정리하는 것도 일이라, 그래서 정리를 다 못했다.

(...?)

우리나라에는 스탬프 투어가 참 많다.

그리고 이곳들을 찍먹이라도 해 보려면 나는 앞으로 꽤 열심히 돌아다녀야 할 것 같다.


고로, 결론을 말해 보자면.

뚜벅이는 뚜벅뚜벅 매거진에 앞으로는 서울 외의 장소도 가끔 올라올 수도 있을 거란 이야기가 되겠다.

너무 이동 시간이 긴 곳은 잘 못 다니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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