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ight(-Mmm-) Where
현실을 거부하는 날의 밤마다
유독 생생한 꿈을 꾼다.
검색창도, 챗GPT도 없는 뜬금없는 공간.
의미를 분석할 겨를도 없는 순간.
속수무책으로
꿈이라는 글러브를 뒤집어쓴 현실에, 흠씬 두들겨 맞는다.
끝나기를 바라다가 체념하는 순간이 되면
눈꺼풀이 열리고
나의 침실에는 어두운 아침이 열린다.
닭도 잠든 새벽.
멍하니 누운 채 머릿속을 뒤적인다.
마치 온기 서린 달걀을 찾듯
폐허가 된 생각 안에서 온전한 의미를 찾기 위해.
소중히 품어낸 따스한 기억이 냉기를 품기 시작하면
머릿속도 어느 정도 냉정을 찾는다.
어스름한 하늘이 맑아질 무렵
물집이 아물지 않은 두 발에
조용히 운동화를 다시 끼워 넣고,
터덜터덜 생각 속을 걷는 산책을 하며
남들보다 약간 더 긴 하루를 시작한다.
꿈에 휘둘리고 싶지 않았다.
이상과 현실의 괴이한 괴리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내가 힘이 부족할 때에는
누군가가 그 역할을 대신해 주길 바라고 싶었다.
하지만 '그 누군가'는 없음을,
나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현재 필요한 것은
지켜줄 것을 바라는 누군가 대신
지켜낼 거라 말하는 오롯한 자신.
우울함의 빗금이 아닌
동틀즘의 황금의 아침.
오늘 밤에도 꿈은 찾아올 테고
또다시 휘둘릴지 모르지만
스스로를 믿기로 했다.
밤(Night)의 악몽으로부터 나를 지켜낼 기사(Knight)가 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