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는 뚜벅뚜벅_송도 센트럴파크와 을왕리 해수욕장

협찬이 가미된 하루

by Peach못한

사실 나들이는 자주 다니는데, 브런치에 올리는 글은 어째 점점 늦어는군요.

조금 더 분발해 봐야겠습니다.


송도 야경 한 컷
내가 송도에 간 이유


때는 지난주, 10월 중순.


인천 1호선을 타고 센트럴 파크역에 내렸다.

송도 센트럴파크는 네이버 지도 '뚜벅이 여행 추천지'에 몇 달째 상주하던 곳이었다.

강가를 따라 걸으면 그렇게 여유롭고 기분이 좋다데 말이지.

송도를 갈까 말까 사실 고민을 많이 해 왔었다.

하지만 단지 산책을 위하여 인천 1호선을 타고 2시간 넘는 거리를...?

그건 왠지 살짝 담스러웠다.


그러던 내가 송도로 향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 인천 9 경이라는 체험단을 신청했는데, 운 좋게 체험 기회를 얻게 었기 때문.


인천9경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인천 9경은 그야말로 인천 곳곳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개항장 시간 여행
월미도
소래포구
계양
송도 센트럴파크
영종 씨사이드 파크
강화읍
신시모도
백령도


월미도와 계양구, 영종 씨사이드 파크 및 구읍뱃터는 이미 개인적으로 다녀와 보았던 곳이므로, 개인적으로 소망하던 5경 코스 - 송도를 선택했었다.


사실 안될 라 생각했다.

국내 여행용으로 새 블로그를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아 글도 별로 없었기 때문.

하지만 그것은 딱히 상관이 없었던 모양이다.


약간의 tmi를 풀어 보자면, 지난 1년간 블로그 체험단을 꽤나 많이 해 보고, 그 결과 별 탈 없는 명확한 가이드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서.

인천 9경 체험단 문서를 보며 나는 묘한 스트레스를 받 시작했다.

- 블로그에 안 써도 는 거 맞아?

- 인스타에만 올리 돼?

- 해시태그는 뭘 써야 해?

지하철 이동 내내 가이드를 뚫어져라 정독하다가, 송도 센트럴 파크역에서 어깨가 살짝 가라앉은 채로 내려 버렸다.


송도 센트럴파크와의 첫 만남

도착하니 오전 11시 30분경.


'음, 속이 쓰리다.'


그도 그럴 것이, 아침에 먹은 것이라고는 전 7시에 씬지로이드 한 알, 8시에 소염제와 항생제, 8시 30분에 감기약과 비타민 정도였다.

많이 먹긴 했다, 죄다 약이어서 그렇지.

자, 약 먹다 물배 차서 식사 거른 인간 조용히 손들어 보세요.

여튼 위장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 음식 들어면 딱 맞는 타이밍이다.


나는 3번 출구에서 내렸는데 이유는 별 거 없었다.

혼밥 하기 가장 만만한 버거킹까지의 거리가 가장 가워 보였기 때문.


센트럴파크 쪽으로 걷다가 눈에 띈 밥그릇 같은 건을 찍어 보았다.

이름부터가 트라이보울 - 연장이라고 한다.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이 왠지 뿌리를 세 개 가진 어금니 같기도 하다.

아마 요즘 신경 치료를 받는 중이라 그런 거겠지.

가운데 놓인 다리를 통해 걸어가면 입구가 보이고, 안쪽엔 엘리베이터가 있다.


송도 어느 곳에서건 눈에 띄는 저 다리의 이름은 GCF브리지 라고 한다.

저 하얀 탑 같은 것의 정체는 내심 궁금했는데, 아마도 교량인 듯.

밤이 되면 저곳에 조명이 켜져서 꽤 예쁘다.


문득 예전에 즐겨했던 게임인 '심시티'가 생각났다.

나도 이렇게 예쁜 도시를 키워 보고 싶었지만, 실상은 5층짜리 빌라만 겨우 생성하는 수준이었달까.

꽤 세심하게 잘 구현된 게임 심시티는, 확대해서 볼수록 흥미로웠다.

좀 변태스러운가.

뭐, 말이 나온 김에 한 가지 충격적이었던 기억 하나를 풀어 보자면...

길을 가던 두 심이 이유 없이 서로 밀쳐 가며 싸움을 하더니, 그 바닥 자리에 하얀 사람 형상의 테두리가 생겨는 이벤트가 발생했다.

뒤이어 경찰차 두 대가 도착했고, 근방 주민들의 만족도가 떨어지며 건물이 더 낡은 모습으로 변해 버렸다 - 살인 사건 현장 부근이라, 그 지역 주민들이 이사를 간 모양이었다.


나도 이쁜 도시를 키우고 싶었었다.

다시 해 보고 싶다, 심시티.


암튼.


이런 곳에서 산다면 하루하루가 참 여유롭겠구나 싶다.

요즘의 나는 한강을 꽤 자주 보러 가는 편이기에, 이런 잔잔한 물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곤 한다.


한옥 마을도 가 보려고 이정표를 찍어 두었는데, 지금 보니 안 갔.


아무튼 배가 고프니 버거킹으로 했다.

...

이 요상한 사이즈의 조합이 나온 이유는, 철저히 가성비에 맞춘 것이 때문이다.

와퍼 주니어 1개 제로코크 라지 사이즈.

햄버거가 작은 걸까, 콜라가 큰 걸까.

희한하게도 작은 사이즈 콜라가 더 비싸다.

저렇게 시키고 6,400원이었던가.

햄버거 사이즈가 살짝 아쉬운가 싶었으나, 콜라 양이 많아서 묘하게 밸런스는 잘 맞는 식사였다.


국립 세계 문자 박물관

부른 배를 두드리며 산책을 하다, 내심 궁금했던 국립 세계 문자 박물관에 들어가 보았다.

안쪽에는 생각보다 관람객이 많았고, 특히 학생들이 많은 곳이었다.


서적 위주일 줄 알았던 국립 세계 문자 박물관에는, 의외로 커다란 볼거리가 많아 미있었다.

이런 곳이 무료 관람이라니, 감사합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무래도 스피커로 만든 바벨탑(가운데 사진)이었는데, 여기가 포토존이었던지 다들 이 앞에서 인증샷을 하나씩 찍으다.


인천 시티 투어 버스 타고 을왕리 방문


인천 9경 체험단에서 제공받로 한 것은 2가지였다 : 인천 시티 투어 버스, 그리고 수상택시.


그중 하나인 인천 시티 투어 버스 탑승권을 받으러, 인천 종합 관광 안내소로 향했다.

티켓을 받은 후 바다 노선의 경로를 훑어보니 다음과 같았다 :

인천 종합 관광 안내소 - 송도 컨벤시아 - 공항 여객터미널 -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 을왕리 해수욕장 - 무의도 입구 - 파라다이스 시티 - G타워 - 인천 종합 관광 안내소 (종점)

을왕리 해수욕장.

을왕리 해수욕장.


이곳은 내가 지난번 공항철도를 타고 영종진 해변에 갔을 때, 갈까 말까 참 고민하다가 온 로 거기 아니던가.


벼르고 있던 목적지가 갑자기 툭 튀어나와 버리다니 살짝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솔직히 너무 땡큐인 상황이었다.

갑자기 버스가 너무 잘생겨 보여서, 첫눈에 반한 듯 팔짝 뛰어가 QR코드를 찍고 자리에 앉았다.

(물론 첫눈에 반했을 때 저렇진 않음. 시적 허용, 시적 허용.)


다른 코스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기다려라, 을왕리.


설레는 마음에 이정표도 찍어 준다.

인천 시티 투어 버스는 2층짜리인데, 이미 2층에는 사람이 많은 듯하여 나는 그냥 1층에 조용히 자리 잡고 앉아 버렸다.

덕분에 인천 대교나 공항을 지나치며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나도 비행기 주차되어 있는 거 보고 싶었는데.



이미 오후 3시가 넘은 시간.

마음 같아서는 몇 시간 머물며 해가 지는 것도 구경하고 싶었는데, 그리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 한 시간에 한 대 운행하는 인천 시티 투어 버스

- 송도로 돌아가서 체험해야 하는 수상 택시

- 집까지 가는 시간


50분.

그래, 딱 50분만 머물다가 다음 버스를 타고 가자.


사실 혼자 걸으며 생각하기에는, 50분이면 충분하지 아니한가.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의 조합, 거기에 맛깔스럽게 떠 있는 하얀 구름 msg는 칠맛이 굉장했다.

단지 햇살이 너무 해서일까, 사진 찍은 것들의 대다수가 어두컴컴했다.

그래도 좋았다.


바다만 많이 찍은 줄 알았는데, 나중에 사진첩을 보니 갈매기도 만만치 않라는.

빼곡한 갈매기들 족적이 신기했다.

맞아, 얘네도 발이 있으니 발자국이 남는 게 당연한 건데.

가끔 이렇게 당연한 것을 잊고 살곤 한다.


그나저나 이제 겨울이 올 텐데, 녀석들 발 시려서 어쩌누.


을왕리 포토스팟에서 안 하던 짓(=셀카)도 해 기.


30분 여유 시간 동안 을왕리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하는 것이 소박한 목표였는데, 가격이 왠지 소박하진 않았다.

아포가토가 원래 9,000원 하던가?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눈앞에 보이는 마트에 들어가 버렸다.


브랜드의 맛로 아쉬움을 대신해 본다.

1+1 음료나 990원 초콜릿우유를 애용하는 사람이, 이 정도면 플렉스 한 것 아니겠는가.


모래사장을, 사람들의 도란도란 대화의 장 사이를 걸으며 생각에 잠기다 보니 어느덧 가야 할 시간이 와 버렸다.

을왕리 너는 다음에 꼭 다시 보자.


버스를 탔던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 인천 시티 투어 버스를 타고 인천 종합 관광 안내소로 돌아왔다.


수상 택시를 타고 송도의 야경을 즐기다


오후 다섯 시 반 넘은 시간에 송도 센트럴파크에 도착하여, 바로 향한 곳은 바로 웨스트 보트 하우스.


타이밍 좋게도, 오후 6시 수상 택시를 탈 수 있게 되었다 - 만세.


미리 수상 택시에 탑승하는 건 절대 아니고, 야외 벤치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57분에 이용객을 호출하신다.

그때 이용권을 들고 가 보여 드리면 되는데, 저 티켓은 회수해 가신다.

찍어두길 잘했다.


내가 타게 된 미추홀 2호.

파란색 몰캉한 바닥을 밟고 올라타면 된다.

발 조심.


오후 6시부터 20분간, 천천히 강을 따라 이동하는 수상 택시.

하늘이 어둑해지고 조명이 켜지고, 강물은 빛을 받아 반짝이는 멋진 간이었다.


평일 저녁 즘이라 이용객이 많지는 않았다.

나 말고 다른 가족 한 팀.

한국인은 스몰토크를 시작할 수 있는 마법의 문장을 가지고 있다 :

"사진 찍어 드릴까요?"

무뚝뚝하던 그들의 표정이 화악 풀어지면서, 서로 멋진 조명이 나올 때마다 번갈아 사진을 찍어 주기 시작했다.

그분들은 편찮으신 아버지에게 멋진 야경을 보여 주고 싶어 오신, 효자 효녀 가족이었다.


20분간 다소 공허했으나 외롭지 않아 좋았다.



G타워에서 야경 관람

일곱 시도 되지 않았는데 먹색 하늘이 되어 버렸다.

덕분에 알록달록해진 조명 다리를 건 수 있었다.

아이 좋아.

왠지 누가 기다릴 일 없는 오작교 내지는 구름다리를 건너는 느낌이랄까.

나의 기분은 마치 색소가 잔뜩 들어간 솜사탕 위를 걷는 듯 폭신했다.


수상 택시에서 바라본 석양은, 소극적인 마음에 불을 지펴 버렸다.

더욱 멋진 야경을 보고 싶다!

택시 기사님께 여쭈어 봤더니, 무료 전망대인 G타워를 추천해 주셨다.

다소 서두르느라 외관을 이따구로 찍어 놓고는 물 안으로 향했다.


영업이 끝난 분위기여서 데스크에 조심히 여쭈어 보았다.

"저기, 혹시 전망대 하ㄴ...."

"해요,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세요."


아.

넴.


참고로 G타워 전망대는 음료 반입 금지이다.

안 마신 음료가 있다면 가방 안에 넣고 들어가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몽환적 야경 퍼레이드.

상대적으로 밝은 차도, 그 위에 늘어선 차들을 보니 작은 알전구가 옹골차게 들어찬 크리스마스가 떠올랐다.

야경을 보며 두 가지의 생각이 들었다.


- 남산에서 보는 야경도 참 예쁠 텐데, 나중에는 남산을 가볼까.

- 나 집에 언제 가냐.


다소 피곤했던 터라, 앉을자리가 확실히 보장되는 좌석 버스 노선을 선택했다.

하마터면 놓칠 뻔한 버스를 간신히 뛰어서 탑승한 채 곧바로 실신 모드.


정말이지 알찬 하루였다.

특히 수상 택시의 경험이 너무 좋았어서, 다시 한번 체험해 보고 싶어졌다.

평일 저녁을 노리면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주말에는 웨이팅이 있다고 하니,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평일을 공략하시길.


-이라고, 남이섬 벤치에 앉은 채 글을 마무리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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