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삭, 쫀득한 일상으로

by Peach못한

4박 5일의 경주 여행을 마치고 경주역에 갔었다.

20분 시간이 남아 여유로이 아이스크림이나 하나 먹자 싶어 가게에 들어갔었다.


- 퍽


아.


떨궜다, 내 분신 - 내 핸드폰.

다급히 여러 앱을 스스로 켰다 끄고

혼자 녹음도 하고

혼자 구급전화도 찾고 하는 녀석에게서

서늘한 공포를 느꼈다.


마음 같아서는 퇴마사에게 데려가고 싶었으나

그 감정을 꾹꾹 눌러 참은 뒤, 조용히 서울로 왔다.

규하며 발악하는 녀석을 데리고 그대로 서비스 센터로 다.


그리고 오늘.

나의 핸드폰은 신마취를 견뎌 내고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내 품에 돌아왔다.

작은 내 분신의 기억은, 온전한 것 같아 다행이다.

하지만 여행기는 며칠간 찬찬히 생각해 본 후 올려야 할 것 같다.


액정이 파삭할 때는 나도 함께 파삭했다.

온전히 돌아온 녀석을 보니

박살 난 파삭함이 한 알갱이씩 쫀쫀히 천천히 달라붙는 감각이 느껴졌다.


격렬한 여행이었다.

며칠간 경주에.

어젯밤엔 안드로메다 저 우주에.

지금은 내 발바닥이 붙어 있는 여기 이곳에.


이제 나의 삶도

일상으로 돌아가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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