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었는데 없어지는
강렬했다,
그 사람은.
가까이 갈 수도 없는
손이 닿을 수도 없는
저 너머의 존재.
그는 내게 다가왔다.
자신의 외로움을
한없이 공허한 무게로 증명했다.
안쓰러워 다가갔다.
기다렸다는 듯,
그는 내게 의지했다.
그는 뜨거웠다.
아니 차가웠다.
불같은 그에게 데인 것 같기도,
냉정한 그에게 베인 것 같기도.
그가 어찌 내게 상처를 주겠는가.
화상이든 동상이든
내 감각이 틀렸다 믿었다.
처음에는 사랑이었고
도중에는 사람이었고
마지막은 파란이었다.
"나? 당연히 널 사랑하지."
껍질에 새겨진 글귀만 반복하던 그 사람.
결국 그를 떠나보냈다.
화상 같은 동상을 가슴에 품은 채.
그리고 이제는 알겠다.
그는
뼈마디까지도 얼려 버릴
죄책감마저도 날려 버릴
냉정한 드라이아이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