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는 뚜벅뚜벅 - 숭례문과 남대문시장 나들이

일상의 짧은 순간

by Peach못한
12년 만의 숭례문


때는 2008년.


불에 타고 있는 숭례문을 스를 통해 본 기억이 난다.

아니, 일반 문화재도 아니고.

국보 1호가 저렇게 허무하게 ...?


숭례문 방화 사건은 나로 하여금 문화재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한번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나, 국보 1호를 태워 버렸다는 비현실적인 일이 발생한 것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우리나라 국보 1호인 숭례문은 복원 작업에 들어갔고, 2013년 일반인에게 다시 공개되었다.


음.

뭐랄까.

- 이질적이었다.


복원 과정에 여러 트러블이 있었던 것은 나무위키에 아주 자세히 적혀 있으니 패스하지만.

뭔가 묘하게... 좀 그랬다.



여하튼 12년 만에 다시 찾아간 숭례문.

숭례문 파수의식은 월요일을 뺀 나머지 요일 동안에는 상시로 열리고 있다.

10:00 ~ 13:00 / 14:00 ~ 15:40 숭례문 광장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이 공간에서 행사가 열린다는 것이 좀 어색하긴 하다.

아마 단순 볼거리만을 위해 제공되는 것은 아닐 것 같다.



조심스레 사진을 찍고 통과하기.

날이 꾸물한 6월의 숭례문이었다.



남대문시장 방문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남대문시장은 2013년에 숭례문 보러 온 김에 세트로 방문했었다.

그때 이후로는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그때의 기억에 따르면, 름이 기억나지 않는 유명하다는 어딘가에서 줄을 선 뒤에 만두를 사 먹은 기억도 난다.

사실 콩 종류를 못 먹기에 두부도 싫어하고, 그래서 만두라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 나에게는 이 집의 만두는 크게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굉장히 유명한 만둣집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길게 줄이 서 있었기 때문.

그리고 다소 추웠던 그날에 먹은 만두는 꽤 따끈했던 것 같다.



남대문시장의 건물은 왠지 명동과 살짝 비슷다.

왠지 명동역 앞 밀리오레 부근과 데칼코마니 같다.


간만에 찾아간 남대문시장은, 거의 외국인 관광객만을 위한 명소인 것처럼 보였다.



남대문시장은 현재 공사 중.

예전에 화재가 난 것 때문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처마로 공사 중이라고 한다. 꽤 오래된 모양이다.

왠지 완성되고 나면 경동시장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길 것 같은 비주얼.

나는 경동시장의 뚜껑 없는 버전(?)과 있는 버전을 모두 경험해보았는데, 확실히 지붕을 얹고 나면 시장이 조금 더 깨끗해지긴 한다.

예전의 경동시장은 굉장히 지저분했었다. 그런데 지붕이 올라가고 나니 바닥도 깔끔해지는 신기한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더라.


여튼 이 때는 골조 사이로 발길을 옮기는 것이 살짝 조심스러웠다.


남대문시장 야채호떡


아침을 먹지 않은 상태로 남대문시장에 방문한 이유는, 군것질로 배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내가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 중 하나가 '할명수'인데, 거기에는 개그맨 박명수 님이 나온다.


슬쩍 tmi를 흘려 보자면, 나의 최애 연예인은 박명수 님이다. 어쩌면 '무한도전' 프로그램 전부터였을 수도 있겠다.

나는 이 분의 정치 풍자 개그를 참으로 애정한다.

뜬금없는 패러디와 잔잔한 팩폭의 향연.


암튼.


그래서 할명수를 본 뒤, 야채호떡 궁금해졌다.

보통은 '남시약국' 앞에서 영업하신다는 글을 블로그에서 미리 봐둔 터라, 망설임 없이 남시약국 앞으로 향했다.



움.

여기가 아닌가벼 - 동공지진.



하지만 곧이어 다른 쪽에 작은 줄 하나 발견.

살짝 횡설수설하는 정신줄을 챙겨 들고 지갑을 꺼낸 후 줄을 서 본다.



현금은 미리 준비 주기.

호떡은 1개에 2,500원로 계좌이체도 가능하다.

소스도 따로 판매하시는 모양인데, 왠지 소스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았다.



생각보다 회전이 아주 빨랐다.

궁금했던 야채호떡 1개 화폐를 교환하였다.

따끈 통통한 호떡의 겉면에 간장처럼 보이는 소스를 른 후 종이컵에 끼워 주신다.



호떡이는 따끈따끈.

초면이어서 신기한 마음에 자세히 보니, 리바게트 같은 곳에서 바라보던 고로케보다는 좀 더 매끈하고 파삭해 보이는 겉모습을 지니셨다.


-인데, 매우 느한 맛이 동봉된.


사실 나는 담백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기름진 것을 즐기지는 않에 생연어, 장어, 기름진 고기 종류(그중 특히 차돌박이) 못 먹는다.

입맛에 있어서 흥선대원군과 꼬라지의 사이에서 외줄 타는 컨셉의 인간.



야채호떡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잡채가 들어간 호떡 같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 듯.

안녕, 호떡.



남대문시장에 간 것은 하나의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었는데 - 조화를 사서 벽에 걸어 둘 만한 리스를 하나 만들어 보고 싶었다.



생화와 조화를 함께 판다는 남대문 꽃도매상가 발견.



남대문시장은 왠지 길을 찾는 게 어렵다.

그래도 곳곳에 안내 요원께서 서 계시기에, 모르는 길을 여쭈어 볼 수 있어 좋았다.

안내를 받아 3층에 있는 남대문 꽃 도매상가로 이동하 데 성공!



언젠가 양재 꽃시장을 가보고픈 생각도 있었는데.

거기보다 남대문시장을 먼저 와 보았다.

이곳의 구조만 보면 지 노량진 수산시장 같기도 하다.



조화가 있는 곳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하기에, 얌전히 조화만 딱 사서 귀가하.

서울역도 들르고 싶었는데 살짝 컨디션 난조로 인하여 바로 집에 와 버려 아쉬웠다.



리스에다가 글루건으로 조화를 붙이려 하였는데, 리스 환불 요청 하느라 보류된 만들기 작업.

언젠가는 만들겠지만 언제가 될지 아직은 미지수이다.


사실 이 날은 트라우마로 인하여, 정신적으로 힘든 하루였다.

이후로 이렇다 할 뻑적지근한 외출을 하지 못하고 있어 뚜벅이 여행기를 올리는 것에 계속 지장이 생기고 있다.

어서 외출을 해야 하는데.

슬슬 초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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