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지는 의자

아이러니하게도 미용실

by Peach못한

거울을 본다.

평소보다 유독 너저분한 날이다.

"머리 좀 해야겠다."

터덜터덜 미용실로 걸어간다.


미용실 안에서 거울을 본다.

'그냥 좀 더 버틸 걸 그랬나?'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저지른다.

그래. 꾸밈비다 꾸밈비.

나를 위해 이 정도는 투자해도 된다.


하얀 천을 두르고 의자에 앉는다.

와, 저거 누구냐 싶다.

집에 갈까... 발가락을 꼼지락 손가락을 꼬물꼬물.


분무기와 빗은 무자비한 물체이다.

도망갈 수도 없다 이제는.

분명 난 예뻐지려고 왔는데 이곳은 늘 수치스러운 못생김을 선사한다.


현타의 시간이 지나고, 결괏값은 그때그때 다르다.

어느 날은 좀 괜찮아 보이기도.

어느 날은 정말 최악의 몰골이기도 하다.


막상 집에 가서 보면 그럭저럭 다닐만한 것 같다.


그리고 두 달 후.

나는 또 같은 생각을 하며 못생겨지는 의자에 앉 것이다.

손가락을 꼬물꼬물, 입술을 달싹달싹하면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편식은, 때로는 예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