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운 채로 멍하니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에 집중했다.
정말로 환기가 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아까부터 공기가 매캐한데.
눈에 보이지도 않는 공기라는 것이
코의 점막을 자극하는 것은 꽤나 강렬하다.
마치 사람 같다.
사람은 참 신기하다.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표정과 온기에서 다 드러난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쾌적한 공기는 몇 도일까?
언어에서 가장 최적의 온도는 몇 도일까?
체온과 비슷한 36.5도?
아님 쾌적한 기온과 같은 24도?
공기도, 사람의 기류도.
너무 뜨거워도 데어 버리고
너무 차가워도 얼어 버리고
참 어렵다.
환풍기를 돌리면
말이 공기처럼 입 안을 뱅글뱅글 맴돈다.
거친 말들이 거르고 걸러져
받아들이기 쉬운 부드러운 말로 탈바꿈된다.
마음속 폐는
사회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한 필터가 된다.
하지만 너무 환풍기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
기기에 퀴퀴한 냄새가 배듯이
바깥세상을 접하지 않으면
나의 환풍기에 먼지가 끼고 냄새가 배어
사람들이 슬금슬금 피하게 된다.
가끔은 환기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쎄함으로 기억될 수 있으니
다른 사람들의 생각하는 방식은 어떠한지
요즘 나오는 최신형 필터는 무엇인지
동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혼자 살더라도
마냥 혼자이면 안 되겠구나,
환풍기를 보며 결론을 내려 본다.
공기가 매캐하다.
환풍기가 나에게 폐를 끼쳐서
폐가 아파서 기침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