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대로 살아보고 싶은 하루

by Peach못한

아침이 왔다.

목이 아프다.


"흠, 흠."

어제보다 조금 더 심상치 않은 소리.


목을 가다듬어도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가는 목소리는 마치 산호초 같다.

삑사리들이 목소리 사이에서 자유로이 헤엄을 치고 있다.


새로운 생명을 목 안에 품게 된 걸까?


길을 걷다가 문득 생각해 보았다.

'지금 목소리로 노래를 하면 왠지 아카펠라가 가능할 거 같은데?'

하지만 길거리에서 노래를 할 자신은 없다.

아니, 노래할 수는 있지만 나는 릴스의 밈이 되고 싶지는 않다 - 'xx구 길거리 노래 민폐녀' 같은.

나는 대인기피증이 약간 있어서, 사진 찍히는 걸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유가 이거야?).


여튼.

길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노래방을 가볼까 생각했으나 그 정도의 열정은 아니다.

딱 한 소절만 부르면 되는데, 흠.


가끔은 무턱대고 어린아이가 되고 싶다.

하고픈 대로 다 할 수 있는, 하지만 누구나 귀엽게 볼 나이 - 한 7살 정도?

지금의 내 나이는 뭘 해도 귀엽지 않다.

"왜 저래" 하며 욕을 먹기에 더 적합한 나이.

여기서 조금 더 먹으면, "나이를 곱게 먹을 것이지"라는 핀잔을 듣기에 딱 적절하다.


하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충동대로 하고픈 맘이 피어날 때가 있다.

생활비를 인형 구입에 쓰고 싶다.

나는 아직도 만화책과 피규어를 좋아하며, 예쁜 다이어리와 텀블러를 사랑한다.

영화, 드라마 대신 애니메이션을 보고 큼지막한 후드티를 즐겨 입는 대한민국의 아줌마다.


그냥 오늘 하루는 왠지 충동대로 살아보고 싶다.

그리고 오늘만은, 그런 내게 누군가 "괜찮다"라고 말해 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전에 용기 탑재부터,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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