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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씩씩 Feb 05. 2018

지금까지 본 넷플릭스 드라마 리뷰 02

소소한 일상의 재미를 원한다면, 넷플릭스로

                          Netflix and chill                                          


누가 생각해 냈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매혹적인 작업 멘트. 오늘 리뷰할 드라마들은 'Netflix and chill'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드라마라기보다는, 혼자 하루를 마치고 깔깔대며 보기 좋은 드라마들인 것 같지만. 본격 시트콤이라기보다는, 소소한 일상의 재미가 있는 드라마들을 모아 봤다.


아메리칸 반달리즘

 교직원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었던 27대의 차량에 성기 모양의 낙서를 한 범인이 누구일까?
 
그 범인을 추리해 나가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사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린 드라마가 과연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던 드라마였다. 그런데 역시 호평이 많은 데에는 이유가 있더라. 낙서를 한 범인이 누구인지 이렇게까지 궁금해질 줄이야. 흥미진진하고 재밌고,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확실하고, 한 편당 길이도 30분 정도라 부담없고, 예상 외로 정말 여러 면에서 취향 저격했던 드라마.

평소 행실을 고려했을 때 딜런은 범인이 확실하다고 여겨지지만, 딜런은 자신이 절대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모두가 딜런이 범인이라고 말하는 와중에, 피터는 딜런이 범인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바탕으로 진실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그 다큐멘터리을 지켜 보다 보면,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진실이라 믿었던 것들이 진실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고, 우리를 둘러싼 편견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루루루보다 아메리칸 반달리즘 쪽이 더 취향이었다. 일단 러닝 타임도 더 짧고, 조금 더 가볍고 흥미진진하게 흘러가서 그랬던 듯.


플리즈 라이크 미



여자친구에게 차인 이후,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깨달은 주인공 조시의 일상 생활을 다룬 시트콤이라고 해야 하나. 사실 그렇게 재미있는지는 모르겠어서 시즌 1 보고 그만 뒀다. 소소한 일상을 다루고 있는데, 시트콤이 으레 그렇듯이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 같이 평범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다른 시트콤에서 워낙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많이 봐서 그런가, 플리즈 라이크 미에 나오는 인물들이 그렇게 막 통통 튀고 매력적이라고 느끼지는 못했다. 인물들에게 정을 못 붙여서 그랬는지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던 드라마. 그렇지만 드라마 전반에 퍼져 있는 따뜻함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뜻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콘텐츠들을 좋아하는데, 이 드라마도 그런 부류. 소소하고 따뜻한 웃음 + 일상물 같지 않으면서도 일상물 같은 그런 매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원래 오프닝 다 넘기고 보는데, 이 드라마는 오프닝 노래 너무 신나고 거기에 맞춰서 춤추고 요리하는 것도 너무 흥겹고 그래서 한 번도 넘긴 적이 없다. 소소한 일상 다룬 콘텐츠 좋아한다면 추천.


브룩클린 나인 - 나인


플리즈 라이크 미 이후 이 작품 저 작품 전전하면서 막 빠져 드는 작품이 없어서 방황하고 있었는데, 왓챠 앱에서 이 드라마를 추천했다. 예상 별점 4.3인가 4.5인가, 도대체 뭔 드라마인데 이렇게 예상 별점이 높나 하고 시청했다. 솔직히 드라마 줄거리만으로는 전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는데, 왓챠 예상 별점을 신뢰하는 편이라 믿고 봤다. 그런데 역시 왓챠 별점 믿을 만한 것...진짜 너무 내 취향. 브나나 알고 나서 넷플릭스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많이 상승했다.

원래 드라마들 보면 꼭 악역이 등장해서 답답해 죽을 것 같은 지점들이 있지 않나. 그런데 브나나는 경찰서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경찰 수사만으로도 충분히 박진감 넘쳐서 악역이 따로 필요 없어서 고구마 100개 먹은 것 같은 상황 따위 없다. 그리고 인물마다 특색이 너무나 확실해서, 전개도 굉장히 빠르고 인물들에게 정을 안 붙일래야 안 붙일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한 편당 25분 내외로 짧아서 좋고, 매 회 다른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잠깐 다른 드라마 정주행하다가 와도 '아, 전편에 무슨 일이 일어났더라?' 같은 회상이 필요하지 않아서 좋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을 때 보면 진짜 20분 순삭. 제이크 같은 성격이야 원래 내 스타일이라 해도 홀트, 찰스까지 사랑하게 될 줄이야ㅠㅠ 에이미, 로사, 지나, 테리 뭐 누구 할 것 없이 나인나인의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게 되어 버렸다. 시즌3 이제 한 편만 남았는데 아까워서 못 보고 있다. 다 보고 나면 이만한 시트콤 또 언제 찾고, 또 언제 정 붙이나 싶어서 남겨 뒀다. 그만큼 사랑하는 시리즈.


나만이 없는 거리



초반부 너무 재밌는데, 후반부 너무 재미없다. 그래서 결국 2~3회 정도 남겨 두고 안 봤다. 보통 이만큼 많이 봤으면, 그래도 이번 시즌까지는 다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보는 편인데 이 드라마는 도저히 손이 안 가서 포기했다. 개인적으로 타임루프 안 좋아하고 아이들이 주인공인 드라마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드라마는 두 가지 요소를 다 갖추고 있는데도 재밌었다. 과거를 바꿔야 현재의 살인 사건 누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 어떻게든 과거를 변화시키려고 애를 쓴다. 과거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나고, 그 반전이 밝혀진 이후로 드라마는 급격히 힘을 잃고 지루해진다. 애니메이션이 훨씬 더 낫다는 평을 보았지만, 굳이 애니를 다시 보고 싶지는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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