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린디합(Lindyhop)이라는 그 춤, Dancer's high
그렇게 일에 미쳐 살던 어느 날,
누군가 공부만 하고 일만 하고 그리 살지 말고
즐겨보면 좋겠다고 춤을 권했다.
몸치가 춤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어느새 춤의 걸음마에 해당하는 스텝을 배우고 밟고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어떤 배움보다 역치가 높아서 재미는커녕 배우는 그 순간에도
이 넓은 플로어에서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게 부끄럽고 도망가고 싶었다.
남들은 얼추 비슷하게 따라 하는 것 같은데 해도 해도 되어가지를 않으니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어
이건 내가 할게 아니구나 생각을 했으나 그런 날들이 반복되어도 여태껏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나는 여전히 마루가 있는 빠에 남아있다.
하고 싶었나 보다, 놓고 싶지 않았나 보다.
판도라의 상자에 열쇠를 꽂아버렸다.
이 열쇠를 돌리고 상자의 뚜껑을 열 것인가 그것은 온전히 내 손에 달려있다.
열고 나면 선택에 대한 책임도 고스란히 짊어지게 될지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신간 준비도, 식재료에 대한 개별적인 이해도
벌써 이미 속도가 나와야 할 것을 미루고 있으니까
알면서도 할 일 리스트에 춤을 끼워 넣고 말았다.
-170321
프레임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빠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관찰한 후,
판도라의 상자에서 강렬한 빛이 상자의 틈새로 새어 나오던 어느 봄날
-170426
어느새 나는 그 열쇠를 돌렸고
다시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곳으로 빠져들고 있다.
두려움과 설렘 그리고 feeling high
*feeling high는 마약을 했을 때 느끼는 그 붕 뜬 기분이라고 하더라고요
대학교 때 우리 전공 교수님께 듣고 놀라웠던 그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