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엔 무엇이든 이겨낼 강인함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 것
라이딩을 시작한 지 한 달 여가 지났다. 처음엔 20km 속도로 살랑살랑 다녔다. 언덕은 최대한 피해 다녔으며 페달링이 힘들면 멈추는 여유도 부렸다.
한 달여 뒤인 지금. 평속 25km 정도에 도달했다. 예전처럼 언덕을 피하지도 않게 되었다. 처음엔 쳐다도 못 봤을 업힐을 으쌰으쌰 하며 넘어간다.
가시화된 데이터를 눈으로 보면 내가 어느 부분에서 더 성장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 그중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처음엔 갈 수 있을까 주저하고 망설이다 결국 얼마 못 가 돌아온 높은 업힐이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과연 저 높은 곳에 도달해 볼 수 있을까, 굳이 편한 평지를 놔두고 저곳을 올라가 봐야 할까 그런 나약한 생각이 몰려들었다.
만약 그때 그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나약함에 타협했다면 난 지금도 약간 높은 언덕만 마주쳐도 덜컥 겁부터 내는 패배자의 마인드를 머리와 몸에 각인시키며 살았을 테다.
그 한 번의 도약이 기점이 되었는지 이제 조금씩 오르는 속도와 힘, 그리고 근력. 더욱이 라이딩이라는 운동에 조금 더 욕심을 낼 수 있게 해 준.
처음은 늘 두렵고 무섭다.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안개가 자욱한 곳을 막무가내로 걸어간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 걸어갈 나에겐 안개를 걷어낼 강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힘을 숨겨두고 있음을 기억하자. 우리에겐 늘 우리가 인지하지도 못한 강인함이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 기억하자. 나는 누구보다 강하고 용기 있는 사람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