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시 살아 숨 쉰다 느끼게 만들어준 그것에 대한 감사
요새 날 살아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몇 개 있는데 그중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며 성취감을 느끼게 해 주는 건 단연코 라이딩이라 말할 수 있겠다.
늘어난 체중 탓에 몸도 마음도 망가져 있었다. 스트레스를 푸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폭식과 음주였다.
그런 생활에 몸은 불어만 갔고 불어난 몸에 자존감은 점점 바닥을 쳤다. 무기력과 우울이 찾아왔다.
그런데 그렇게만은 살 수 없었다. 어떤 방법으로든 집에 처박혀 있기보다 밖으로 나가야 했다.
그러다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과정을 거쳤는데 어려 방법 중 고민 끝에 자전거를 데려왔다. 아주 비싼 모델은 아니지만 그래도 입문용으로 쓰기엔 제법 괜찮은 녀석이랬다.
데려오고선 처음으로 다녀온 곳에 20km 떨어진 공원이었다. 몸이 쑤시고 땀이 흥건했다. 다리는 후들거렸고. 그런데 뭔지 모를 즐거움이 내 마음을 흔들고 지나갔다.
아마 완주했단 성취감과 맘먹은 것은 해낼 수 있단 자신감이었을까. 아님 복잡한 근심거리나 생각들을 잊게 해 줄 순간의 열정이었을까.
그게 무엇이든 간에 나는 조금 더 성장했다. 한 달여간 일주일에 3-4회씩 400km를 달리는 동안 페달을 멈추지 않는 법도 배웠고 기어를 다 털지 않고도 업힐을 오를 자신감과 배짱, 그리고 체력이 생겼다.
에너지가 생기니 삶을 대하는 태도도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해갔다. 더는 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게 되었다. 조금씩 다듬어져 가는 미술품처럼 점점 본연의 가치를 찾아가는 중이다.
조만간 내가 조금 더 인정받고 조금 더 잘 타게 된다면 그란폰도란 곳에 나가보면 어떨까 그런 욕심도 생긴다.
실수투성이에 겁도 많고 생각도 많은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상황을 묵묵하게 지켜나가게 해 준 내 애마 스컬트라에게 감사를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