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에도 또다시 이별을 준비한다.
사랑을 했었다 그 무엇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내 전부를 쏟아붓는다. 얼핏 사랑처럼 보일지 모를, 사랑으로 위장한 감정들을 뿜어낸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또 겁에 질려있다. 부들부들 떨고 있다. 설렘을 가져다주는 호르몬이 약효를 다하는 순간엔 늘 그렇듯.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결혼이란 제도적 구속에 아직은 속박될 수 없음을 머리론 알지만 마음으론 금세 잊어버리고 만다.
운명의 상대라 착각했다. 착각은 또 이별을 준비하게 만든다. 그리곤 이미 지나쳤을지 모를, 아니 앞으로도 오지 않을 운명의 상대를 찾기 위해 또 새로운 설렘을 이곳저곳에 뿌려둔다.
다시 이별을 준비한다. 이 사람은 내게 맞는 사람이 아니었다 뭐 그런 주문을 다시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