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가르침은 지식이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처음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저는 확신했습니다. 제가 영어를 잘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영어를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제 실력이 곧 좋은 수업을 만들어낼 것이고, 학생들은 제 설명을 들으며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많은 학생들을 만나면서, 그리고 다양한 강사들을 접하면서 제 신념이 얼마나 단순한 것이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것이 단순히 언어의 지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수업을 하면 할수록 더욱 분명해지는 것은 학생들이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배우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어 하나를 설명할 때에도, 문법을 가르칠 때에도, 독해 문제를 함께 풀 때에도 학생들이 제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제가 영어를 잘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단순히 제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저라는 사람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제 설명을 귀 기울여 듣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제가 만난 좋은 선생님들은 무엇이 달랐을까요? 저는 그 답이 ‘사랑’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 한 학생이 제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은 저한테 영어를 가르쳐 주시는 게 아니라, 제가 영어를 좋아하게 만들어 주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는 영어를 ‘잘’ 가르쳐야 한다고만 생각했지, 학생들이 영어를 ‘좋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제가 만난 최고의 선생님은 모두 학생들에게 ‘사랑’을 주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분은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성장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그들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아낌없는 관심과 애정을 쏟았습니다. 그런 선생님들의 수업은 언제나 따뜻했고, 학생들은 단순히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배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국, 학생들은 선생님의 사랑을 느낄 때 마음을 열고 배움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수업을 준비할 때마다 학생들에게 제가 가진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었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연구하고,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정리하며, 때로는 한 가지 개념을 가르치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 모든 과정이 ‘좋은 강사가 되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노력’이 아니라, ‘사랑’이었습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려 했던 이유는 그들이 성장하길 바랐기 때문이고, 그들의 변화가 저에게 기쁨을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아이들은 그런 선생님의 진심을 알아봅니다. 제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제가 정말로 그들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그 진정성은 결국 성과로 이어집니다. 아이들은 저의 사랑과 진심을 느끼면서 저를 믿고 따라오고, 그러면서 스스로 성장해 나갑니다.
그들이 제게 실력 향상이라는 결과로 답해 준 것은 단순히 좋은 강의 때문이 아니라, 사랑이 담긴 강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저는 확신합니다. 좋은 강사가 되는 길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요. 결국 중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느냐가 아니라, 학생들이 저를 통해 어떤 경험을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사랑’으로 만들어집니다. 학생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그들의 성장을 위해 고민하며, 가장 좋은 것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학생과 선생님 사이의 신뢰와 애정이 쌓일 때, 가르침은 비로소 완성됩니다.
저는 앞으로도 영어를 가르치면서 더 좋은 강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은 제 지식이 아니라, 제 사랑이라는 사실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