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교 출신의 아빠 한정우(지진희), 아스퍼거 자폐장애를 가진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아들 한그루(탕준상). 두 사람은 '무브 투 헤븐'이라는 유품정리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무브 투 헤븐에서는 다른 유품정리 업체들과는 달리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특별히 고인의 마음을 유족들에게 전해주고 싶어한다. 그 방법은 고인의 유품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물건들을 노란 박스에 담아 따로 챙기는 것이다.
무브 투 헤븐에서 담당한 유품정리의 대상은 대부분 사회에서 소외되고 죽음마저도 외면당했던 사람들이다. 20대 비정규직 청년, 치매에 걸려 방치된 할머니, 스토킹 피해로 살해당한 여성, 해외로 입양되었으나 파양되어 추방당하고 결국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이방인으로 사망한 남자, 허락받지 못한 사랑을 위해 용기를 낸 젊은 의사, 아내와 함께 마지막 길을 떠난 할아버지 부부 등이 그들이다.
한정우와 한그루는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기에 앞서 고인의 이름과 사망일자를 소리내어 말헌다. 그리고는 "고 OOO님의 마지막 이사를 시작하겠습니다." 하고 묵념을 한다.
세상에서 힘들게 살다가 죽음마저도 외면 당해야 했던 사람들에게 정중하면서도 따스한 위로를 전해 주는 것 같았다.
아빠인 한정우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한그루의 후견인으로 전혀 연고가 없어보이는 조상구(이제훈)라는 남자가 한그루와 함께 살게 된다. 한그루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에도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아니 어쩌면 더 적극적으로 고인의 목소리를 꼭 들어야 할 유족들에게 전달하려 애쓴다.
가족의 장례를 계기로 장례지도사로 일하게 되는 내용의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나 일본영화 <굿, 바이>, 시신검안을 통해 망자들의 마지막 목소리를 찾아주는 일본드라마 <보이스> 등의 작퓸들과 비슷한 톤의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전달해주는 작품이었다.
죽음 앞에서조차 평등하지 못한 여전히 차별 받는 이들의 이야기는 깊은 마음 속 어딘가에 걸려 잘 소화되지 않았다. 위산이 과다분비되어 역류하는 것처럼 마음이 씁쓸하고 타는 것 같기도 했다.
타인의 고통과 죽음, 그 삶의 무게 앞에 놓여진 현실. 죽음마저도 존중받지 못하고 떠나야 했던 이들. 그들이 하고 싶던 이야기를 유품을 통해 들어주고, 전달받아야 할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해 주었던 무브 투 헤븐이 있어 참 고마웠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봄 한철/격정을 인내한/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분분한 낙화..../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지금은 가야할 때./무성한 녹음과 그리고/머지 않아 열매 맺는/가을을 향하여/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헤어지자/섬세한 손길을 흔들며/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나의 사랑, 나의 결별/셈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내 영혼의 슬픈 눈"